사회봉사시간도 120시간에서 각 400·280시간으로
3년 전 층간소음으로 인해 발생한 인천 흉기 난동 사건에서 부실 대응으로 해임된 전직 경찰관 2명이 항소심에서 더 높은 형량을 받았습니다.
↑ 인천 층간소음 흉기난동 당시 출동한 경찰관들 / 사진 = 피해자 측 제공 |
인천지방법원 항소심 재판부는 오늘(25일) 직무유기 혐의로 기소된 50세 남성 A 전 경위와 26세 여성 B 전 순경에게 각각 징역 1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습니다.
1심에서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됐었는데, 2심에서 이보다 형량이 늘어난 겁니다.
또 1심에서 이들에게 부과됐던 사회봉사 120시간이, 2심에서는 A 전 경위에게 400시간, B 전 순경에게 280시간으로 늘어났습니다.
이들은 지난 2021년 11월 15일 인천 남동구의 한 빌라에서 흉기 난동이 발생했을 때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들입니다.
당시 A 전 경위와 B 전 순경은 해당 빌라 4층에 거주하던 C씨가 3층에 사는 40대 여성에게 흉기를 휘두를 때 범행을 제지하지 않았으며 피해자를 두고 현장을 이탈한 혐의를 받습니다. 당시 피해자는 목을 찔려 의식을 잃었고 뇌경색으로 수술을 받아야 했습니다. 남편과 딸도 부상을 입었습니다.
항소심 재판부는 "일반적인 상식으로는 경찰관이면 가해자를 제지하고 피해자와 분리했어야 했다"며 "A 전 경위는 '구급차를 부르기 위해 빌라 밖으로 나갔다'면서 이해할 수 없는 변명을 했고, B 전 순경도 '피해자 대신 흉기에 찔렸어야 했느냐'면서 변명했다. 그 사이 피해자 가족들이 맨몸으로 가해자와 싸우다가 다쳤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피해자들은 싸우면서 절망감을 느꼈을 것이고 묵묵하게 일하는 대다수 다른 경찰관들의 자긍심도 무너졌다"고도
다만 초범이라는 점, A 전 경위가 경찰 조직에서 불명예 퇴직을 했다는 점, B 전 순경이 현재까지 우울증으로 고통 받는 점 등을 고려했다며 "직무유기의 법정 최고형인 징역 1년을 실형으로 선고할 정도의 죄질은 아니어서 집행유예 기간과 사회봉사 시간을 늘렸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윤혜주 디지털뉴스 기자 heyjude@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