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드 아웃’이 2편으로 9년 만에 돌아왔다. 13살이 된 ‘라일리’에게 ‘사춘기’라는 비상 사태가 발생하고, 머릿속 감정 컨트롤 본부에 ‘불안’, ‘당황’, ‘따분’, ‘부럽’의 낯선 감정들이 새롭게 등장한다. 영화는 불안, 사춘기 등의 소재를 활용, ‘어른들의 눈물 버튼’이라는 평을 받고 있다.
※ 본 기사에는 영화의 스포일러가 될 만한 줄거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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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
어느덧 13살이 된 라일리는 아이스하키를 좋아하지만 친구를 새로 사귀는 것, 고교의 인기 아이스하키팀에 들어가는 것 등의 불안감에 시달린다. 라일리는 결국 좋아하던 친구, 노래 등 원하는 감정들을 가둬버린다. 머릿속 감정 컨트롤 본부를 운영하는 ‘기쁨’, ‘슬픔’, ‘버럭’, ‘까칠’, ‘소심’이에게 ‘사춘기’라는 비상 알람이 울리고, 낯선 감정인 ‘불안’, ‘당황’, ‘따분’, ‘부럽’이가 등장한다. 언제나 최악의 상황을 대비하며 제멋대로인 ‘불안’이와 기존 감정들은 계속 충돌하고, 급기야 ‘불안’이는 자신이 미래를 대비하는 것에 있어 기존 감정들이 방해된다고 여기며 이들을 감금하고 폭주하기 시작한다.
머릿속에서 벌어지는 감정을 색깔과 디자인으로 표현하고 과학과 성장 서사까지 담아내 인기를 끌었던 1편에 이어 2편 역시 새로운 배경과 캐릭터로 업데이트했다. 2편에서는 전기 모양의 ‘불안’(주황색), 큰 덩치의 ‘당황’(분홍색), 휘어진 국수가락에서 모티브를 얻은 ‘따분’(어두운 파랑), 상대의 장점을 부러워하는 큰 눈의 ‘부럽’(청록색) 등이 새로 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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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
여러 기억들이 신념 저장소에서 나무 줄기가 되어 올라가고, 그것이 ‘자아’로 꽃을 피우는 모습, 일어나지 않은 위험들을 극장과 관제소 광경으로 표현한 ‘불안’, 신념 저장소와 실제 폭풍우로 표현한 ‘브레인 스톰’ 등 추상적인 정신 작용이 환상적인 비주얼로 완성된다. 라일리의 과거 행복과 관련된 2D 캐릭터 ‘블러피’, 웃음 버튼으로 활약한 게임 캐릭터 ‘랜스’의 등장 역시 영화에 신선함을 제공한다. 영화는 불안과 혼란을 거쳐 ‘자아’가 형성되는 과정과 함께, 기쁨이나 불안 하나의 감정이 주인공을 컨트롤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복합적인 감정이 자아를 만들어낸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사춘기를 겪는 13살의 라일리 캐릭터는 심리학 연구자들과 함께, 실제 각기 다른 지역에 사는 9명의 10대 소녀로 이뤄진 ‘라일리 크루’에게 3년간 주기적으로 자문을 받았다. 덕분에 타인을 부러워하고, 가까워지는 것을 원하면서도 두려워하는 현실적인 캐릭터가 완성됐다.
영화가 어른들의 눈물 버튼이 되고 있는 것은, 잘 하고 싶지만 불안에 휩싸여 자신을 부정했던 과거의 모습을 보았기 때문이 아닐까. 우리 모두는 미래 때문에 ‘불안’하고, 자신도 어쩔 줄 모르는 상황에 봉착해 ‘당황’하면서도, 때로는 모든 것이 ‘따분’하고 지루하며, 모두의 관심을 받는 멋진 친구를 보면 ‘부럽’게 여긴 적이 있기 때문이다. 영화는 감정들에 흔들리지 않고, 스스로의 힘으로 위기를 극복하는 장면을 통해 라일리의 성장, 그리고 기쁨이의 성장까지 함께 보여준다. 러닝타임 96분. 쿠키영상 2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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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
[
글 최재민
사진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940호(24.7.30)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