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원을 가려면 산길 3km를 등산하거나, 차로도 15분을 올라가야 나타나는 곳이 전라남도 영광군에 있다고 합니다.
무려 해발 480m 정상에 공원을 만들었다는데요.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찾는지 정치훈 기자가 올라가 봤습니다.
【 기자 】
비포장도로가 섞인 산길 3km를 차를 타고 올라갑니다.
양옆으로는 수풀이 우거져 산짐승이라도 튀어나올 것만 같아 도무지 걸어서 올라갈 엄두가 나질 않습니다.
차로 15분 남짓 올라가자 갑자기 깔끔하게 포장된 도로와 주차장이 나타납니다.
산 허리를 1km를 돌며 전동 카트를 타는 길인데, 사람은 없고 텅 비었습니다.
▶ 인터뷰 : 공원 이용객
- "(카트) 시범은 보였지. 그때 이후로 못 봤습니다. 사람이 드물어요. 멀다 보니까."
카트길 위로는 뜬금없이 산속에 골프장 한 홀 정도 넓이의 잔디광장과 전망대가 등장합니다.
▶ 스탠딩 : 정치훈 / 기자
- "산 정상에는 이처럼 원반을 던져서 집어넣는 디스크골프장도 설치되어 있지만, 이용객은 찾아보기가 어렵습니다."
영광군은 이전 군수의 공약사업으로 지난 2021년 10월 세금 12억 원을 들여 축구장 14개 넓이의 '장암산 산림욕장'을 지었습니다.
그러나 군수가 바뀌면서 사실상 공원은 관심에서 멀어졌습니다.
이런데도 영광군은 여전히 긍정적인 면만 부각시키며 변명에 급급합니다.
▶ 인터뷰 : 전남 영광군청 관계자
- "(시민들이) 20~30분 나간 거리는 나들이라고 생각 안 하더라고요. 이게 (산길이) 조금 멀지만, 지역의 나들이 코스, 그런 콘셉트입니다."
공원에서 음주와 취사는 금지돼 있지만, 술을 마시고 음식을 해 먹은 흔적도 군데군데 보입니다.
심지어 비닐하우스도 짓고 멀쩡한 공원 안내판도 땔감으로 쓰려는지 한쪽에 쌓아 뒀습니다.
이미 공원이 개인 별장처럼 변했지만, 영광군은 이 공원을 누가 어디서 몇 명이나 찾는지조차 파악하지 않고 있습니다.
▶ 인터뷰 : 전남 영광군청 관계자
- "통계 자료는 없는 것 같습니다. 근무일지를 작성해 보완해 가도록 하겠습니다."
해마다 공원 관리에 인건비 3,000만 원과 꽃과 나무를 심기 위해 올해도 7,300만 원을 추가로 들였습니다.
MBN뉴스 정치훈입니다. [pressjeong@mbn.co.kr]
영상취재 : 최양규 기자
영상편집 : 김경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