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 /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
대선후보직 사퇴 의사를 전격 표명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대선후보로 공식 지지한다고 밝혔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의 사퇴 결정은 오는 11월 5일 대선을 불과 107일 앞두고 이뤄졌습니다.
지난달 27일 TV토론 부진 후 보수와 진보 안팎에서 이어진 사퇴 요구 압박,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 등 당내 구심점 역할을 해왔던 인물들이 잇따라 ‘후보 교체’로 입장을 선회한 점,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피격 사건 이후 지지율 격차가 벌어지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해 재선 도전의 뜻을 접은 겁니다.
해리스 부통령이 유력한 새 후보로 꼽히는 가운데, 그는 즉각 성명을 발표해 “바이든의 지지는 영광이며, 대선 후보 지명을 받고 승리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습니다.
후보 확정 시 대선이 채 4개월도 남지 않은 시점이라 남은 기간 트럼프 전 대통령 대비 본선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게 최대 과제로 꼽힙니다. 바이든 대통령 대선 캠프는 ‘해리스를 대통령으로’로 이름을 변경했고, 민주당 전국위도 “해리스 부통령은 이제 2024년 선거에서 미국 대선 후보이며 앞으로는 대통령을 얻기 위한 캠페인 활동만 수행할 것”이라고 명시한 서한을 연방선거관리위원회(FEC)에 제출했습니다.
↑ 사진=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공식 후원 사이트 캡처 |
↑ 사진=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공식 후원 사이트 캡처 |
주목할 만한 부분은 바이든 대통령 공식 후원 사이트가 해리스 부통령 굿즈(기념품·Goods)를 전면 배치한 점입니다. 해리스 부통령 학생 시절 사진이 담긴 스티커와 머그컵, 티셔츠, 후드 등을 진열했습니다. 해리스 부통령을 공식 지지한 지 하루 만의 대응입니다.
특히나 미국 대선에서 ‘굿즈’를 빼놓고 논할 수 없습니다. 선거 마케팅은 물론이고 유권자들이 정치에 참여하는 방식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인공지능(AI) 서비스 챗GPT4o는 선거철 굿즈 역할에 대해 △지지자 결집 △소셜미디어와 바이럴 효과 △브랜드 인지도 향상 △슬로건 등 선거 캠페인 효과 △경제적 지원 등의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 트럼프 전 대통령 머그샷이 새겨진 티셔츠 / 사진=연합뉴스 |
굿즈의 파급력을 가장 잘 파악하고 적극적으로 홍보수단으로 활용하는 인물은 단연 트럼프 전 대통령입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대선 결과 뒤집기 혐의로 미 전·현직 대통령 최초로 기소된 뒤 머그샷(피의자 식별용 사진)을 넣은 티셔츠, 포스터, 범퍼 스티커, 음료수 쿨러 등 다양한 제품을 판매해 지지층을 결집하고 단숨에 약 100억 원의 돈을 모금했습니다.
또 머그샷이 들어간 NFT(대체 불가능 토큰) 형태의 트레이딩 카드(장당 약 12만 8000원)를 판매에 나서며 613만 원어치를 구매할 경우 머그샷 촬영 당시 입었던 양복 조각 하나를 주겠다는 조건까지 붙였습니다.
↑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월 17일(현지시간) 필라델피아에서 자신의 브랜드 스니커즈를 직접 홍보하는 모습. / 사진=AFP 연합뉴스 |
올해 2월에는 자체 브랜드로 내놓은 특별 한정판 운동화 1,000켤레를 2시간 만에 완판시켰습니다. 1000켤레 중 단 10켤레에만 트럼프 전 대통령의 친필 사인이 담겼는데, 이를 구매한 미 시계판매 기업 ‘럭셔리 바자’의 로마 샤프 최고경영자는 “굿즈 구입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충성심을 고백하는 방법”이라고 말했습니다. 최근에는 피격 순간이 담긴 티셔츠가 아마존 최다 의류 판매 제품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그렇다면 후보별 굿즈 판매량을 통해 선거 결과도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을까요? 챗GPT는 “굿즈 판매율은 후보자의 인지도와 인기를 간접적으로 나타낼 수 있다”며 “활발한 캠페인은 유권자들에게 더 많은 노출을 제공하고, 선거 결과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즉 굿즈를 착용한 채 거리를 활보하는 지지자 개개인이 일명 ‘걸어다니는 광고판’이자 ‘비공식 선거 유세원’이 될 수 있다는 셈입니다.
지난 2008년 대선 당시 미 온라인 소매업체 ‘카페 프레스’ 집계에 따르면 대선 주자별 굿즈 주문 제작 비율에서 오바마 전 대통령이 클린턴 전 장관을 앞섰습니다. 경선 초 전직
다만 챗GPT는 굿즈 판매율이 지지자의 열정과 유권자의 참여도를 반영할 수 있는 지표로 활용될 수 있지만 굿즈 구매자가 유권자층을 대표하지 않기 때문에 선거 결과를 예측에 한계가 있다고 짚었습니다.
[김지영 디지털뉴스 기자 jzero@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