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이 내부 시설을 싹 바꾸고 새 단장했다고 하면 한 번쯤 가보고 싶죠.
그런데 원래 방에 있던 TV나 가구가 어떻게 됐는지, 혹 버려진다면 참 아깝겠구나 생각해본 적 있으십니까?
누군가의 살림살이로 태어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서영 기자가 알아봤습니다.
【 기자 】
서울 강남의 5성급 특급 호텔 로비가이삿짐센터 마냥 북적입니다.
매트리스부터 최신형 TV, 심지어 전기포트같은 전자기기 수십 대가 여기저기 쌓였습니다.
물건들을 정성껏 포장해 트럭에 싣고, 열심히 달려 도착한 곳은 서울 한 임대 아파트.
텅 비어 있던 공간을 호텔 가구와 가전제품으로 채웁니다.
▶ 인터뷰 : 주거취약계층 유 모 씨
- "처음에 여기가 침대가 없었고, 아무것도 없었죠. 침대, 그릇, 컵 받아서 좋았어요."
저소득층 가구가 기부받는 특급 호텔 전자제품과 가구는 1만 2천 점에 달하는데 살 때는 30억 원이 들었던 제품들입니다.
침대, 테이블같이 생활하는 데 필요한 생필품들이 대부분입니다.
▶ 스탠딩 : 이서영 / 기자
- "여기 포장된 이 TV들은 적게는 3년 많게는 8년 정도 사용한 것들입니다. 이제는 정말 필요로 하는 사람들의 살림살이로 재탄생합니다."
후원을 받는 대상은 쪽방 상담소와 아동·노숙인·장애인 등 복지시설 84개소와 임대주택 18가구입니다.
지자체와 호텔의 협약으로 말 그대로 '자원의 선순환'이 일어나는 셈인데 지난 5년 동안 서울의 가정과 시설 2천여 곳이 약 10만 점을 받아 살림에 보탰습니다.
MBN뉴스 이서영입니다. [lee.seoyoung@mbn.co.kr]
영상취재 : 정재성 기자
영상편집 : 김미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