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공사가 지난해보다 요금 인상 폭을 더 늘리고도, 실제 가구당 요금은 덜 올린 것처럼 발표한 사실, 지난주 단독 보도해 드렸죠.
추가 취재를 해보니, 가스 사용량 통계가 부정확한 2년 전 자료를 근거로 사용했습니다.
주무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도 이런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사실상 묵인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혁근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 기자 】
에너지경제연구원이 2년 전 만든 2020년도 에너지총조사 자료입니다.
가스공사는 올해 4인 가구 사용량을 계산하면서 이례적으로 이 자료를 근거로 썼습니다.
그런데 정확성이 논란입니다.
표본 숫자가 전체 사용 가구의 0.03%인 6,597가구에 불과한데다,
월 사용량을 직접 측정한 것이 아니라 설문 조사하는 형식입니다.
소비자의 기억에 의존하다 보니 조사를 한 에너지경제연구원조차 부정확한 결과라고 토로할 정도입니다.
▶ 인터뷰(☎) : 에너지경제연구원 관계자
- "도시가스 저희가 조사하는 소비량 자체가 이런 말씀 드리긴 그런데 정확도가 그렇게 높지 않습니다."
가스공사는 지난해 전기요금과 가스요금 인상을 동시에 발표하는 과정에서 가스요금 인상이 더 큰 것처럼 부풀려졌다며, 올해는 한국전력과 같은 에너지총조사 자료를 썼다고 해명했습니다.
▶ 인터뷰(☎) : 한국가스공사 관계자
- "작년에 (전기료보다) 가스비가 더 나온 것처럼 그래 가지고, 이제 그때부터 이거는 우리도 조금 자료를 바꿔야겠다…."
하지만, 창사 이래 줄곧 사용하고 지난해 주무부처 장관까지도 인용한 자료 대신, 부정확한 자료를 말도 없이 쓴 건 사용량을 줄여 요금 인상 폭을 적게 보이려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습니다.
▶ 인터뷰(☎) : 허준영 /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
- "기준이라도 제공을 해줘야 하는 건데 결국 숫자 줄이기 위한 용도로밖에 보이지 않는데요. 그건 사실은 분식회계죠."
▶ 스탠딩 : 이혁근 / 기자
- "주무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는 가스공사의 사용량 기준 교체를 알았지만, 이를 사실상 묵인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MBN뉴스 이혁근입니다. [root@mbn.co.kr]
영상취재 : 김영호 기자
영상편집 : 김경준
그래픽 : 정민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