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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끈·끈·이④]국영수 아닌 자살 예방이야말로 '조기 교육' 중요…'의무화법' 앞둔 과제는

기사입력 2024-07-11 19:01 l 최종수정 2024-07-11 19:57

【 앵커멘트 】
MBN 자살 예방 연중기획 네 번째 시간입니다.
아이들이 매일 반나절 이상 머무는 교실, 수많은 교과목을 배우지만 자살 예방교육은 그저 권고에 그쳤죠.
내일(12일)부터 의무화되는데, 부실했던 교육이 체질 개선에 성공할 수 있을지 점검해봤습니다.
안병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현장음) 살고 싶은데 무슨 이유가 필요해. 죽기 싫으면, 그냥 살고 싶은 것 아니에요?"

올해로 10년째 공연 중인 중·고등학생 대상의 무료 자살예방 연극 '정거장'입니다.

죽은 이들을 통해 힘껏 살아야 할 이유를 돌아보는 여정에, 아이들은 사뭇 진지해집니다.

▶ 인터뷰 : 곽라온·이하린·채지윤 / 서울 홍은중 1학년
- "우리의 평범한 일상이 얼마나 소중하고, 자살로 쉽게 포기하지 않을 존재라는 게 더 와 닿았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런 소수의 행사를 제외하면, 연간 수 시간, 이마저도 권고 사항인 교내 자살 예방교육은 부실한 경우가 태반입니다.

한 현직 교사는 현주소를 이렇게 진단합니다.

▶ 인터뷰 : 수도권 고교 교사
- "여학생이 남학생들한테 돈도 뺏기고, 저한테 힘들고 죽고 싶다고 얘기를 했죠. (자살 예방교육은) 자치 적응 활동에 자살 예방 동영상 50분짜리 하나 틀어주는 게 전부예요."

자살률이 높은 미국 등 예방 교육 의무화를 도입한 국가에서는 조기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 인터뷰 : 샤리 신웰스키 / 디디허시 자살예방센터 부회장
- "10대들은 인생에서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경험이 적기 때문에 압박감을 느끼고, 때로는 어찌할 바를 모르기도 하죠."

한국도 뒤늦게 의무화에 나서며 약 2천 명의 전문 강사를 양성했습니다.

그렇지만 자살 예방 예산이 해외와 비교해 크게 떨어지고, 이 중 교육 분야는 고작 6%에 그쳐 인력과 홍보 부족 문제는 여전합니다.

현행 교육 방식도 아직까지 앉아서 듣기만 하는 주입식뿐이라 아쉽다는 목소리가 큽니다.

▶ 인터뷰 : 김미정 / 춘천시정신건강복지센터장
- "(이대로라면) 그냥 사람들이 의무화처럼, 예를 들어 성교육이나 법정 의무교육 듣듯이 하지 않을까. 활동형으로 하는 게 훨씬 더 (효과적입니다.) 예를 들어 OX 퀴즈나 아이들에게 선물도 좀 준다든지…."

▶ 인터뷰 : 김세환 / 인천 덕신고 전문상담교사
- "제가 교육활동하면서 느낀 점은 이론 중심이 아니라 활동 중심의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학생들은 특히 여러 가지 모둠별 활동을 하면서 생명의 소중함 등을 깨우쳐야…."

투자 없이 구호만 외치는 예방 정책에서 벗어나 당국의 적극적인 개선 의지가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MBN뉴스 안병수입니다.

[ ahn.byungsoo@mbn.co.kr]

영상취재 : 배병민 기자 김영진 기자 현기혁 VJ 신성호 VJ
영상편집 : 이우주
그래픽 : 김정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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