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청역 역주행 참사를 계기로 고령 운전자에 대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논의가 다시 불거지고 있는데요.
저희 취재진이 직접 고령 운전 체험을 해봤습니다.
시야가 좁아져 실수가 잦아지고, 운전면허 기능시험에도 떨어졌다고 합니다.
최민성 기자의 보도입니다.
【 기자 】
시야가 좁아지는 고글 장비에 팔다리 관절을 둔하게 만드는 모래주머니까지.
80세 고령 운전자와 비슷한 조건으로 만들어주는 복장을 직접 착용하고 운전을 해봤습니다.
약 10분 동안 최대한 주의를 기울이며 운전해 봤지만 몸 따로 마음 따로입니다.
(현장음)
- "원래 고글 안 꼈을 때는 속도가 같이 보였는데…."
- "탈선 감점입니다."
기어 변경도 후진도 시원찮아 정신이 없다 보니 돌발 상황에 대한 반응 속도도 느려졌습니다.
(현장음)
- "정지 위반 감점입니다."
- "2초 내로 브레이크를 못 밟으셨어요."
- "점수 미달 불합격입니다."
결국 2종 보통 운전면허 기능시험에서 탈락했습니다.
▶ 스탠딩 : 최민성 / 기자
- "저는 정상적으로 운전했다고 생각했지만, 이렇게 차선을 벗어나거나 연석을 들이박기 일쑤였습니다."
65세 이상 고령 운전자 교통사고는 지난 2019년 3만 3천 건에서 지난해에는 3만 9천 건으로 늘어났습니다.
시청역 사고 피의자도 고령 운전자로 밝혀지면서 면허 반납이나 조건부 면허제 도입 등 보완책 논의가 다시 힘을 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난 5월 정부가 내놓은 방안은 노인 이동권 침해라는 반발에 부딪혀 고위험 운전자 기준을 강화하지 못했습니다.
모두가 늙어가는 초고령화 사회를 대비해 교통 소외 지역 노인이나 생계형 고령 운전자 등이 공감할 수 있는 대책이 서둘러 마련돼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MBN뉴스 최민성입니다.
[choi.minsung@mbn.co.kr]
영상취재 : 김영진 기자
영상편집 : 이우주
그 래 픽 : 정민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