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보성군에는 '보성 600'이라는 이름이 붙은 주민 복지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왜 하필 600이냐고요?
보성군에 속한 마을 수가 600개 정도 된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합니다.
정치훈 기자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조용했던 마을이 모처럼 떠들썩합니다.
집마다 먼지가 켜켜이 쌓인 이불을 하나 둘 가지고 모였습니다.
나이가 들어 안 아픈 곳이 없다보니 이불 한 번 빨려면 여간 힘든 게 아닙니다.
몸을 움직이기 어려운 어르신댁은 직접 방문해 이불을 거둬갑니다.
▶ 인터뷰 : 정동엽 / 전남 보성군 벌교읍
- "미안하기는 한데 좋기는 하네요. 마음은…."
거둬간 이불은 읍내에서 세탁과 건조를 거쳐 다시 배달됩니다.
모두 65세 이상 노인이 맡습니다.
이불 한 채 이용금액은 1천 원, 여기에 군 예산을 보태 노인 일자리가 마련됐습니다.
▶ 인터뷰 : 김철우 / 전남 보성군수
- "앞으로도 찾아가는 복지, 적재적소에 필요한 지원이 나올 수 있도록 꼼꼼히 살펴가겠습니다."
인근 다른 마을에서는 한 할머니와 젊었을 적 사진을 유심히 살핍니다.
▶ 인터뷰 : 김철우 / 전남 보성군수
- "저하고 찍은 사진도 (앨범) 옆에 꼭 끼워 넣어 주세요. 사진 한 번 찍어주세요."
이어 장독대에서 모델이 된 할머니를 군수가 작가가 되어 사진을 찍습니다.
- "웃으시고, 한번 웃어주시고!"
단순한 장수사진이 아닌 보성에서 살아온 인생을 추억하자는 '인생 한 컷' 행사입니다.
이 마을에서는 뒤늦게 한글을 배운 늦깎이 어르신들의 시(詩)도 마을회관에 걸려 감동을 줍니다.
MBN뉴스 정치훈입니다. [pressjeong@mbn.co.kr]
영상취재 : 최양규 기자
영상편집 : 송지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