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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금 노린 동물병원, 만삭 길고양이까지 중성화 수술"

기사입력 2024-06-26 14:29 l 최종수정 2024-06-26 14:31
동물협회 주장…"청주시와 위탁계약 맺은 동물병원 3곳 고발할 것"
국가동물보호시스템 통해 확연히 다른 자궁 크기 확인 가능

동물병원이 길고양이 중성화 수술 사업 지원금을 받기 위해 법적으로 금지된 임신묘(猫)까지 무분별하게 수술했다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자궁 크기 차이. / 사진 = 국가동물보호시스템 홈페이지 캡처
↑ 자궁 크기 차이. / 사진 = 국가동물보호시스템 홈페이지 캡처

오늘(26일) 한국유기동물복지협회(이하 동물협회)에 따르면, 청주시 내 동물병원 6곳은 시와 위탁계약을 맺어 길고양이 중성화사업을 진행했습니다.

동물병원 6곳 중 3곳은 지난 3월부터 5월까지 수술을 실시한 암컷 길고양이 318마리를 수술했는데, 그 중 73마리(23%)는 임신 중기이거나 만삭이었던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이는 병원이 수술받은 길고양이의 모습과 함께 적출된 자궁의 사진을 촬영해 올리는 국가동물보호정보시스템에서 동물협회가 자궁의 크기와 모양을 확인해 자체 집계한 결과입니다.

실제 해당 포털에 접속해 보면, 일반적인 고양이의 자궁이 끈 형태인 것과 달리 일부 고양이의 자궁은 확연히 부풀어 수십 배는 큰 모습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길고양이 자료화면. / 사진 = MBN
↑ 길고양이 자료화면. / 사진 = MBN

현행법상 임신한 길고양이에 대한 중성화 수술은 금지됩니다.

새끼가 죽는 것에 대한 윤리적 고려도 있지만, 혈관이 확장돼 있는 탓에 수술 과정에서 과다 출혈이 발생할 위험이 높기 때문입니다.

단체는 이들 동물병원이 지원금을 받기 위해 수년간 무분별하게 길고양이를 포획해 중성화수술을 진행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청주시는 암컷 1마리당 22만 원의 중성화수술비를 동물병원에 지급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해당 동물병원 중 한 곳은 "길고양이의 경우 저항이 거센 탓에 마취 전에는 임신 여부를 확인하기 어렵고, 살이 찐 고양이의 경우엔 더욱 분간이 어렵다"는 해명을 내놓았습니다.

하지만, 임신 중기 이상의 길고양이는 배만 유독 나와 있어 웬만큼 경험이 있는 수의사라면 임신 사실을 어렵지 않게 짐작한다는 것이 수의학계의 설명입니다.

실제로 청주시와 계약을 맺은 다른 3곳의 동물병원이 임신 중기 이상의 길고양이에 대해 수술을 실시한 비율은 224건 중 10건, 4.4%에 불과했습니다.



동물협회 측은 "새끼는 물론이고 어미까지 목숨을 잃을 수 있는 수술을 진행한 것은 명백한 동물보호법상 학대 행위"라며 "이들 병원을 모두 경찰에 고발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청주시도 이들 병원과 하반기에는 위탁 계약을 맺지 않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최유나 디지털뉴스 기자 chldbskcjstk@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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