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픽사베이) |
#2 2023년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순수 알코올 기준으로 우리나라 15세 이상 인구 1인당 주류 소비량은 2021년 연간 7.7ℓ이다. 순수 알코올은 맥주 4~5%, 포도주 11~16%, 독주는 40%를 환산한 수치다. 우리나라 주류 소비량은 2021년 8.9ℓ, 2016년 8.7ℓ, 2021년 7.7ℓ로 지난 10년간 꾸준히 감소했다. OECD 평균은 2021년 8.6ℓ였으며, 독일 10.6ℓ, 프랑스 10.5ℓ, 미국 9.5ℓ, 일본 6.6ℓ, 멕시코 5.1ℓ이다.
#3 2021년 우리나라 소주와 맥주 반출량과 수입량은 소주 22억9,000만 병, 맥주 35억9,000만 병이다. 성인 1명이 1년 동안 1인당 소주 52.9병, 맥주 82.8병을 마신 셈이다. 2020년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주류 소비, 섭취 실태조사를 했다. 결과 2017년에 비해 1회 음주량은 감소했지만 고위험 음주 경험 비율은 증가했다. 남성은 67.2%, 여성 59.7%보다 높았고 특히 30대는 70%가 폭음, 과음 경험이 제일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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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술에 대한 기록은 삼국시대부터 나온다. 『삼국사기』에 압록강지역 고장 중 ‘풍부성’이란 곳이 있었는데 이는 한자로 ‘술잔 받침’이란 뜻이다. 신라시대에는 술을 뜻하는 한자 ‘주酒’를 ‘서발, 서불’이라고 불렀다. 이것이 고려시대를 거쳐 조선 초기에 ‘수을’–‘수울’–‘술’로 변화된 것으로 전해진다.
예전엔 여러 이유로 회식도 잦았고 술자리 역시 보통 3차까지 이어졌다. 코로나19 팬데믹이 인간의 상호 관계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는데 그중 술 문화도 대표적이다. 혼술, 홈술이 늘고 대신 여럿이 마시는 술자리는 확연히 줄어들었다. 엔데믹 시대에도 그 긍정 여파는 계속되어 이제 직장에서 “오늘 저녁에 맥주나 한 잔 하지?”라는 상사도, 이에 따라나서는 부하 직원도 드문 세상이다.
어떤 이는 말술이고, 어떤 이는 술 냄새만 맡아도 정신을 잃는다. 술을 많이 마시고 주사를 부리거나 진상 짓을 하는 경우도 있고 마지막 술잔까지 꼿꼿하게 자세를 유지하는 의지의 인간도 많다. 대개는 아침이 되면 후회한다. 하지만 얼마 안 돼서 또 술을 먹는다. 술은 중독성, 의존성이 있다. 하루도 술을 마시지 못하면 금단현상이 일어나는 경우다. 이처럼 술의 중독성은 우리가 알고 있는 마약류의 중독성과 비견될 만큼 심각한 중독 상황을 빚기도 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술을 마약성 물질로, 2011년에는 술을 1급 발암물질로 지정했다. 이는 술이 지닌 신체적, 정신적 폐해가 매우 심각하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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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술은 긍정적 작용보다 훨씬 강하고 위험한 부정적 요소가 많다. 역사적 인물들은 술의 폐해를 지적했다. 아우구스티누스는 ‘술은 사람을 매료시키는 악마이고 달콤한 독약이며 기분 좋은 죄악’이라 했으며 프랑스에는 ‘악마가 사람을 찾아다니기에 바쁠 때에는 그의 대리로 술을 보낸다’라는 격언이 있다. 소크라테스는 ‘술은 일시적인 발광이다’라고 했고 셰익스피어는 ‘너에게 아직 이름이 없다면 앞으로 너를 악마라고 부를 테다’라고 말했다. 로마 속담 가운데 ‘첫 잔은 갈증을 면하기 위하여, 둘째 잔은 영양을 위하여, 셋째 잔은 유쾌하기 위하여, 넷째 잔은 발광을 위하여 마신다’는 말도 있다. 찰리 채플린은 ‘인간의 진정한 모습은 술 취했을 때 드러난다’고 말했다.
음주는 작게는 개인 문제이지만 넓게 보면 사회적 문제로 볼 수 있다. 보건복지부가 2023년 지역사회 통합건강증진사업 통계를 발표했는데, 그 결과 우리나라는 2010년부터 지금까지 매년 약 5,000명이 알코올 관련질환으로 사망했다. 2010년에 4,535명에서 2020년 5,155명으로 증가했고, 2021년도 4,928명이 술 관련 질환으로 사망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에 따르면 음주로 인한 사회경제적 손실은 연간 약 7조3,698억 원에 이르며 이 중 질병 비용이 6조1,200억 원, 사고 비용이 1조2,498억 원이라고 한다. 질병 비용은 과도한 음주로 인한 질병의 진료와 치료 비용이다. 술은 암, 심혈관, 치매 등을 유발하며 특히 두경부암인 구강, 인두, 후두암과 식도암, 간암, 유방암, 췌장암에 직접적인 인과관계가 있고 간암, 간경변, 지방간, 심장병, 고혈압, 대장암, 당뇨병, 급성췌장염, 위궤양, 치매, 정신장애 등에도 심각한 영향을 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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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검찰청 범죄 분석을 보면 주취자 범죄의 대부분은 흉악강력범죄라고 한다. 2017년 통계, 전체 범죄자가 중 주취자 비율은 24,9% 약 36만2,946명이지만 그 범죄 유형은 살인, 강도, 성폭력 등 중대범죄 비율은 29.48%로 다른 범죄자의 비율에 비해 훨씬 높았다.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음주 운전이다. 우리나라는 매년 평균 약 300명이 음주 운전으로 사망한다.
우리나라는 술에 관대한 편이다. ‘술에 취해서’, ‘술을 먹고 한 행동이라’ 등등의 핑계를 대며 부적절한 행동을 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주취상태
[글 권이현(칼럼니스트) 사진 픽사베이, 게티이미지뱅크]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934호(24.6.18)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