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도서 마약 취한 학생이 비틀"…현직 교사의 충격 증언

익명 요구한 19년차 현직 교사, 라디오서 경험담 소개
"텔레그램 통해 모르는 사람에게 '다이어트 약' 구해 먹었다고 한다"
"SNS 통해 값싼 중국산 합성 마약을 다이어트 약이라고 홍보"

중학교에서 한 학생이 마약에 취해 비틀거리는 모습을 직접 목격했다는 현직 교사의 충격적인 증언이 나왔습니다.

↑ 마약 자료화면. / 사진 = MBN

어제(13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익명을 요구한 19년차 중학교 교사 A 씨는 "최근 자신이 근무하는 학교의 한 학생이 마약을 복용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고백했습니다.

A 씨는 "해당 학생이 학교에서 비틀거리는 모습을 보여줬고, 다른 학생들이 이를 목격했다"면서 "아이들 사이에서는 이 학생이 술을 마시고 학교에 왔다는 소문이 퍼졌는데 술 냄새가 나지 않았다"고 전했습니다.

A 씨는 '헛소문 내지 말라'면서 아이들을 타일렀고, 그렇게 '헤프닝'으로 넘어가는 듯했습니다.

하지만 다음 날에도 해당 학생은 술 취한 사람처럼 복도를 비틀거리면서 걸어 다녔고, 이 모습을 다른 학생들과 교사들이 목격했습니다.

이에 제자의 건강이 걱정됐던 담임교사가 상담을 진행했고, 해당 학생이 옆 반 친구와 함께 최근 텔레그램을 통해 모르는 사람으로부터 다이어트 약을 구해 먹었다는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마약은 아니지 않느냐'는 진행자의 지적에 A 씨는 "아이들은 절대 마약이라고 표현하지 않는다. 은어를 사용한다"고 지적했습니다.

A 씨는 "실제로 SNS 다이렉트 메시지로 접근해 값싼 중국산 합성 마약을 다이어트 약이라고 홍보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학생 본인도 환각성 있는 마약이라는 것을 알고는 있지만 혼날 테니까 끝까지 다이어트 약이라고 말한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이후 지역 경찰서에서 학교를 방문해 학생에게 약을 어디서 샀는지 집중적으로 조사하고 갔다"고 덧붙였습니다.

A 씨는 "제자들에게 물어 확인한 결과, 이미 학생들 사이에서 마약 구매는 '흔하게 있는 일'이 됐다"면서 "'텔레그램을 통해 쉽게 마약을 구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전했습니다.

마약을 한번 시작하게 되면 그 학생을 중심으로 일종의 커뮤니티가 형성되고, 그 지역 총책과 친하게 지내는 경우가 흔하다는 겁니다.

마약뿐만 아니라 불법 도박도 문제라고 강조했습니다.

A 씨는 "요즘 청소년들 사이에서 또 문제인 게 불법 도박인데, 제자 말에 따르면 텔레그램에도 불법 도박방이 많아서 여기에 들어가 있으면 마약을 권유하는 메시지가 많이 온다고 한다"면서 "불법 도박에 빠지게 되면 마약에 빠질 확률이 높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학교 현장에서는 예방 교육에만 의존하고 있다. 약물 오남용 교육 시간은 더 늘어나는 추세지만 실제 교육이 필요한 친구들은 학교 밖 청소년"이라면서 "학교 밖에서 적극적이고 현실적인 방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최유나 디지털뉴스 기자 chldbskcjstk@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