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면허 운전자가 어린이집 차량 몰다 사고…"아이들 안전은 어쩌나"

【 앵커멘트 】
서울의 한 골목에서 어린이집 체험활동 차량이 주택 담벼락을 들이받는 사고가 났습니다.
운전자는 두 달 전쯤 면허가 취소돼 무면허 상태였지만, 이를 숨기고 계속 운전을 해온 거죠.
자진해서 신고를 하지 않으면 어린이집도 알 방법이 없었던 겁니다.
이시열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전신주를 들이받은 차량 앞유리가 모두 깨졌고 구급대원들은 들것을 옮깁니다.

지난 4일 서울 성동구의 한 가파른 골목에서 어린이집차량을 몰던 70대 남성 A 씨가 사고를 냈습니다.

▶ 인터뷰 : 인근 주민
- "'쾅' 소리가 났죠. 큰 차가 와서 받았으니까 저 위에서 내려와서…엄청나게 컸었어요."

▶ 스탠딩 : 이시열 / 기자
- "다행히 사고 직전 체험학습을 왔던 어린이와 인솔자들은 모두 내린 상태여서 대형 인명피해로 이어지진 않았습니다."

파견업체 소속이었던 A 씨는 지난 3월 말쯤 벌점 누적으로 면허가 취소된 상태였습니다.

하지만 어린이집은 이를 전혀 파악하지 못했고, 운전자는 무면허인 사실을 한 달 넘게 숨기고 계속 운전을 해왔습니다.

체험학습은 어린이통학버스의 활동 범주에 포함되지 않아 관할 경찰서에 신고하는 등의 의무가 없기 때문입니다.

구청 측은 관할 지역 어린이집 전수 조사에 나섰고, A 씨가 소속된 업체에 대한 고발도 검토 중입니다.

▶ 인터뷰(☎) : 구청 관계자
- "법의 사각지대로 인해 발생한 사례라고 봅니다. 동일한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어린이집 전체에 사례 전파를 하고…."

지난달 충북에서도 무면허로 달리던 어린이집 통학버스가 적발됐는데, 무면허 운전 적발 건수는 연간 5만 건을 넘어선 실정입니다.

스스로 신고하지 않으면 알 수 없는 무면허 운전에 아이들의 통학 길 안전이 위협받고 있습니다.

MBN뉴스 이시열입니다. [easy10@mbn.co.kr]

영상취재 : 이성민·김민호 기자
영상편집 : 양성훈
그 래 픽 : 정민정·최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