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태평양 마셜제도에 '밀리환초'라는 작은 산호섬이 있는데요.
일제강점기 당시 한국인 수백 명이 강제로 끌려가 학살됐던 곳입니다.
그동안 사망자에 대한 정보가 없어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는데, 일본인 역사학자에 의해 사망자 명단이 공개됐습니다.
정치훈 기자입니다.
【 기자 】
태평양 한복판 마셜제도에 있는 밀리환초.
산호초로 동그랗게 둘러싸인 섬으로 축구장 20개 정도 넓이입니다.
태평양전쟁 당시 일본군은 밀리환초에 비행장을 지으려 한국인 800명을 동원합니다.
이들은 굶주림과 일본군이 한국인을 살해하고 인육까지 먹는 잔혹 행위에 시달리다 저항했고, 결국 집단학살됩니다.
밀리환초에서 희생됐던 218명의 명단이 일본인 역사학자에 의해 처음으로 공개됐습니다.
이름과 거주지가 파악된 건데, 희생자 대부분은 전남 출신입니다.
▶ 인터뷰 : 다케우치 / 일본 강제동원 연구자
- "민족의 이름을 빼앗고 이렇게 강제동원 했습니다. 적어도 (창씨개명된) 희생자들의 본명이라도 명확히 해야 합니다. 그분들은 저항자였습니다. 명예회복이 꼭 필요합니다."
2010년 강제징용 위원회에서 이러한 비극이 처음 드러났지만, 조사 기간이 끝나면서 함께 묻혔습니다.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은 "무슨 이유로 전남 출신이 강제동원됐고 사망했는지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 인터뷰 : 이국언 / 강제동원시민모임 이사장
- "추도사업, 기념사업은커녕 이 사건에 대한 기억조차도 제대로 갖고 있지 못하고 공유가 안 되고 있고요."
밀리환초 학살사건은 내년이면 80년이 됩니다.
한국을 찾은 일본인 연구자는 아직 밝혀야 할 게 너무 많다며 희생자 유가족을 찾고 있습니다.
MBN뉴스 정치훈입니다. [pressjeong@mbn.co.kr]
영상취재 : 최양규 기자
영상편집 : 최형찬
화면출처 : 강제동원시민모임 국사편찬위원회 유튜브 Katherine Nichols·CombatTales.com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