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 ‘삼식이 삼촌’ & 넷플릭스 ‘The 8 Show’
2024 상반기 OTT 기대의 화제작 두 편이 나란히 공개됐다. 먼저, 배우 송강호의 첫 시리즈 작품으로, 데뷔 34년 만에 송강호가 ‘드라마 신인상’을 거머쥐게 할지 기대감을 높이는 ‘삼식이 삼촌’과, 공개 전부터 ‘제2의 오징어 게임’이라 불리며 특유의 개성과 스토리, 호불호 넘치는 결말로 문제적 작품의 탄생을 알린 ‘The 8 Show더 에이트 쇼’까지. 두 개의 작품 모두 공개 직후 OTT 시장에 활기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 (좌)‘삼식이 삼촌’(사진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우)‘The 8 Show’(사진 넷플릭스) |
2024년 5월 15일 공개 / 디즈니+(플러스)
↑ ‘삼식이 삼촌’ 스틸컷(사진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
누군가는 반가움을, 또 누군가는 의심의 눈빛을, 간절함을, 경멸의 시선을 담아 부르는 삼식이 삼촌. 매 작품마다 ‘송강호다운’ 모습으로 캐릭터와 일체된 모습을 보여준 배우 송강호가, 연기 인생 첫 시리즈물로 선택한 작품 ‘삼식이 삼촌’에서 삼식이 삼촌으로 불리는 인물 ‘박두칠’ 역으로 분했다. 극은 격동의 시대 각자의 목표를 향해 서로 다른 꿈을 꾸는 사람들의 치열한 이야기를 선보인다.
혼돈으로 가득한 1960년 대한민국. 박두칠은 친근하면서도 너털거리는 웃음 뒤로 사람들의 욕망을 정확하게 간파하고, 빠른 상황 파악으로 치밀한 계획을 세우는 전략가의 기질을 가진 인물이다. 어린 시절부터 오직 먹고 살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자신만의 살길을 개척하며 살아온 그의 목표는 대한민국의 귀족으로 불리는 기업인 모임 ‘청우회’ 멤버가 되는 것. 이를 위해 박두칠은 모든 수단을 이용해 권력자들의 뒤를 봐주고, 영향력을 키워오며 일명 삼식이 삼촌으로 불린다. 어느 날, 그는 대한민국을 ‘국민 모두가 배불리 먹는 나라’로 만들고 싶다는 엘리트 청년 김산(변요한)을 만나게 된다. 미국에서 먹는다는 음식 피자, 아직은 낯선 이 신문물을 누구나 먹을 수 있는 나라가 되는 것. 자신과 같은 꿈을 가진 그의 꿈을 이뤄주기 위해 박두칠은 원대한 계획을 세우기 시작한다.
↑ ‘삼식이 삼촌’ 스틸컷(사진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
김산의 꿈을 정확하게 파악해 바라보는 삼식이 삼촌. 믿음과 의심, 그 경계 사이에 서 있는 송강호와 변요한의 조합은, 시청자들 또한 그들의 ‘원대한 계획’ 속으로 한순간에 끌어 당긴다. 한편 차기 지도자 후보로 주목받는 인물 ‘강성민’(이규형)은 야망이 크고 잔혹한 듯하지만 정신적으론 나약한 복합적인 캐릭터다. 국회의원이 되기까지 걸림돌은 삼식이 삼촌의 손을 통해 처리해오며 이득을 챙기지만, 서로의 비밀을 간직한 이상 긴장을 놓치는 순간 상대에게 곧바로 삼켜지게 된다. 서로가 버거워진 송강호와 이규형 관계 역시 팽팽하게 줄다리기를 하는 것처럼 긴장감 속에서 서서히 변해 간다. 이 밖에도 진기주, 서현우, 오승훈, 유재명, 주진모 등 실력파 배우들이 극중 주요 인물들로 포진해 눈길을 끈다.
↑ ‘삼식이 삼촌’ 스틸컷(사진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
‘삼식이 삼촌’은 총 16부작으로 5월 15일 5부작을 먼저 공개했다. OTT 플랫폼 콘텐츠 시청 순위 집계 사이트 FlixPatrol(플릭스패트롤)의 발표에 따르면(5월 16일 기준) 이틀 연속 디즈니+ 한국 TV쇼 부문 및 전체 1위를 차지했다. “독특한 전개와 세심하게 창작된 이야기로, 전 세계 시청자들을 사로잡는 필수 시청 시리즈가 될 것이 확실하다”(-「The Economic Times」)는 평을 받으며 순항을 알린 ‘삼식이 삼촌’은 앞으로 매주 수요일 2회차씩(마지막 주 3회) 공개될 예정이다.
2024년 5월 17일 공개 / 넷플릭스
↑ ‘The 8 Show’ 스틸컷(사진 넷플릭스) |
리무진이 그를 이끌고 간 곳은 커다란 창고. 빨간색 레드카펫이 깔린 입구를 지나보니 8개의 층으로 이루어진 비밀스런 공간이 드러난다. 단색 유니폼과 룰이 적인 안내책, 자신의 층 수가 적혀진 카드를 들고 있는 ‘3층’ 진수 외에도, ‘8층’(천우희), ‘7층’(박정민), ‘4층’(이열음), ‘6층’(박해준), ‘2층’(이주영), ‘5층’(문정희), ‘1층’(배성우)까지 8명의 사람들이 모였다. 이들은 ‘시간이 쌓이면 돈을 버는’ 달콤하지만 위험한 쇼의 참가자들이 된다. 게임은 시간이 ‘0’이 되거나, 참가자가 죽었을 때 자동으로 종료가 된다. 이들은 시간을 늘리기 위해 각종 방법을 동원하지만, 쇼가 시작된 후 각 층마다 숨겨진 충격적인 비밀이 밝혀진다. 인간의 탐욕과 양심 사이에서 줄타기하듯 참가자들의 마음도 요동친다.
↑ ‘The 8 Show’ 스틸컷(사진 넷플릭스) |
영화 ‘더 킹’ ‘관상’ 등을 연출한 한재림 감독은 이번 ‘The 8 Show’를 통해 처음으로 넷플릭스 시리즈를 선보였다. 극은 글로벌 누적 조회수 3억 뷰를 기록한 배진수 작가의 네이버웹툰 『머니게임』과 『파이게임』을 각색, 한재림 감독 특유의 감각적이고 세련된 연출이 고스란히 담겼다. 특히 극의 중요 무대인 쇼의 공간을 ‘계단’으로 설정한 이유에 대해, 한재림 감독은 “참가자들이 계단을 올라간다는 상징이 이들의 계급 차이를 더 돋보이게 한다”고 설명한다. 그 말처럼 1층과 8층의 방은 극렬한 명암 대비를 이룬다. 하지만 이 쇼 역시 ‘일종의 콘텐츠’로, 참가자들을 지켜보는 주최자는 ‘재미’를 느끼면 ‘상금’을 주는 시스템을 통해 계급 속 계급 구조를 띤다. ‘The 8 Show’ 공개 전 ‘제2의 오징어 게임’이라 불린 것 역시 이러한 지점이다.
↑ ‘The 8 Show’ 스틸컷(사진 넷플릭스) |
‘The 8 Show’는 지난 5월 17일 8화 전화 공개 직후 기발한 블랙 코미디 시리즈라는 평과, 후반부 신파적 요소의 유무에 대해 호불호가 갈렸다. 하지만 평등해 보이지만 실제론 피라미드형 구조인 현대사회의 면면을 단순한 게임의 규칙으로 축소시킨 무대와, 다양한 인간 군상을 보여주는 배우들의 열연은 충분히 진입장벽을 낮춘다.
무엇보다 앞서 공개한 예고편 속, 자타공인 쇼의 브레인인 ‘7층’을 연기한 박정민의 ‘코코더’(코 리코더) 영상은 영화를 아직 보지 못한 사람들을 끌어당기는 요소다. 극중 박정민이 시간을 벌기 위해 각자 장기자랑을 뽐내는 신에서 ‘코코더’로 ‘왕벌의 여행’을 연주하는 모습은 ‘귀르가즘’을 불러 일으킬 정도. 이 장면은 리코더 왕벌의 여행 연주로 유명한 남형주 연주자의 소리에 박정민 배우가 손가락 싱크 연기를 했다고 알려졌다(손 동작은 정확하다는 비하인드가 있다). 이를 본 시청자들은 “박정민은 출연료를 얼마를 받았길래?”라는 큰 의문을 자아내기도.
↑ ‘The 8 Show’ 예고 속 박정민(사진 넷플릭스 유튜브 화면 갈무리) |
[사진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넷플릭스]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932호(24.6.4)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