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로 폭염이나 가뭄 등 이상 기후가 잦아지자 농산물 생산량이 크게 요동치고 있습니다.
환경부는 기후변화로 농업 생산성 및 품질에 변화가 생기고, 재배적지가 달라질 거라 전망합니다.
↑ ▲환경부, "한국 기후변화 평가보고서 2020: 기후변화 영향 및 적응"(2020-07) |
실제 최근 농작물재해보험의 지급건수와 피해면적이 크게 증가했습니다.
2021년 지급건수와 피해면적은 2018년 대비 각각 18.9배, 3.5배 증가했습니다.
같은 기간 지급보험금도 11.2배 증가했습니다.
↑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 「KREI 이슈+」, 제2호, "기후위기와 농업농촌 대응: ①폭염"(2023.08.16) |
MBN은 전문가 4명을 만나 해법을 물었습니다.
공통점은 '바뀐 기후에 적응한 신품종을 개발해야 한다'는 겁니다.
▶ 인터뷰 : 윤순진 / 서울대 환경대학원장
- "극단적인 기상 현상에 견딜 수 있는 품종을 개발하는 게 중요한 거죠. 해안도 온도 변화가 심각하게 발생하고 있기 때문에 이런 것에 잘 견디는 수산물 품종도 개발해야 합니다"
▶ 인터뷰 : 한인성 / 국립수산과학원 기후변화연구과장
- "품종 개발은 기후위기 식량 안보의 최고 수단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 인터뷰 : 김광수 / 서울대 농업생명과학대학 교수
- "기후는 식물과 상호작용하고 있기 때문에 그 기후에 잘 맞는 새로운 품종들을 만들어내는 것이 중요한 대응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미리 이런 품종들을 준비해서 보급하면 나름의 적응을 또 할 수가 있게 되고요."
▶ 인터뷰 : 김창길 / 농어업위 농어촌분과위원장
- "기후 적응의 가장 기본은 품종 개량 또는 새로운 품종의 개발 이런 것부터 시작돼야 합니다."
↑ ▲MBN 뉴스7, <[기후위기⑤] 이상기후에 맞선 '감자의 싸움'…신품종 개발로 반전>(2024-04-26) |
지난해 8월 한국농촌경제연구원도 "수급 대응 차원에서도 중장기적으로 폭염과 가뭄 등에 강한 품종개발과 재배 방법 등의 연구에도 꾸준한 투자가 필요하다"고 발표했습니다.
↑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 「KREI 이슈+」, 제2호, "기후위기와 농업농촌 대응: ①폭염"(2023.08.16) |
즉, '기술' 개발 논의가 뜨고 있는 겁니다.
그동안 기후대책은 재난이나 폭염 대응과 같은 피해 '저감 조치'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습니다.
기후적응형 '기술' 개발과 관련한 논의는 아직 시작 단계였습니다.
해외에서는 어떨까요?
중국, 일본, 미국, 캐나다, 브라질, 네덜란드 등을 살펴봤습니다.
우선 국제기구들은 이상기후에 대적할 수 있는 신품종 개발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는 "가뭄을 비롯한 악조건을 견딜 수 있는 종자 개발이 중요하다"면서 "종자 다양성이 확대되면 농산물 시스템의 회복력도 높아질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OECD도 지난해 7월 "농업의 회복력 증진을 위한 기후변화 적응 정책"이라는 보고서를 펴내면서, 신품종 개발을 언급했습니다.
일본은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기후 대책에서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기 위한 '완화' 방안이 중심이었습니다.
그런데 2018년 12월 '기후변화적응법'이 시행되면서, 적응책이 부각되기 시작했습니다.
↑ ▲농정연구센터, 「이슈와 비평」, "일본의 기후변화적응법과 지방자치단체의 대응"(2020-04-29) |
실제 지난해 일본이 내놓은 기후변화 대책을 보면 아열대 작물 아보카도를 늘리겠다는 대목이 눈에 띕니다.
지구온난화를 오히려 이용하겠다는 적극적인 적응책입니다.
MBN과의 인터뷰에서 일본 농림수산성 스즈키하시 지구환경대책실장은 "기온이 오르면서 에히메현에서는 아보카도를 심어서 지역 브랜드로 하려는 움직임이 있다"며 "그 지역은 원래 귤이 꽤 많이 나던 곳"이었다고 답했습니다.
↑ ▲MBN 뉴스7, <[기후위기③] 일본도 오징어 '급감', 난류 어종 방어는 늘었다>(2024-04-13) |
또 지난해 관측사상 가장 더운 여름을 보낸 일본은 쌀 품질이 떨어지면서 생산에 차질을 빚었습니다.
이에 고온에도 잘 적응할 수 있는 새로운 쌀이나 곡물 품종 개발을 서두르고 있습니다.
↑ ▲MBN 뉴스7, <[기후위기③] 일본도 오징어 '급감', 난류 어종 방어는 늘었다>(2024-04-13) |
중국도 알고 보면 기후변화 적응 기술 개발에 적극적인 나라입니다.
최근 3년간 주요국을 대상으로 기후변화 적응 부문에 출원된 특허 중 잠재 시장 가치가 있다고 판단돼 특허 권리가 이전된 것 중 중국이 최우선 출원한 특허는 무려 87%로 가장 높습니다.
이에 반해 한국은 최근 10년간 최우선 출원한 특허가 0.6%에 그칩니다.
농축수산 분야만 떼어봐도 중국은 87%, 한국은 0.7% 수준입니다.
↑ ▲국회미래연구원, "기후변화 적응력 향상을 위한 기술개발 전략과 추진체계"(2023-07-17) |
미국 뉴멕시코주의 '칠리고추연구소'는 1992년부터 고추의 종자 연구와 품종 개발을 이끌어왔습니다.
이곳에서 2016년 선보인 '누멕스 산디아 셀렉트'(NuMex Sandia Select) 품종은 기존 고추보다 길고 표면이 두텁습니다.
그 결과, 질병에 대한 저항성이 높아졌습니다.
기후변화로 탄저병과 역병 등의 병해충 피해가 빈번해진 상황에서 두터운 표면은 고추 생존에 도움이 됐습니다.
캐나다의 작물 개발 센터(CDC)는 40가지 작물의 500여개 이상의 품종을 출시해왔습니다.
최근에는 고온과 건조한 환경을 견디는 콩을 개발하기도 했습니다.
네덜란드 정부도 향후 10년간, 기후변화에 더 강한 품종을 개발하는 연구소인 'CROP-XR'에 4천2백만 유로를 투자할 예정입니다.
우리 정부도 기후변화에 적응할 수 있는 신품종 개발에 나섰습니다.
하지만 아직 시작 단계입니다. 2022년 기준, 이상 고온에 강한 인자를 가진 품종은 전체의 16.7%에 불과했습니다.
올해 1월 정부는 "해마다 15종 내외의 기후 적응형 품종을 개발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 ▲더불어민주당 김승남 의원실 국감 보도자료(2023-10-23) |
해외 주요 국가들은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신품종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는 상황입니다.
우리도 더 늦지 않도록 대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입
자료수집 : 염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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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U팩트체크 https://factcheck.snu.ac.kr/facts/show?id=5343
[이혁근 기자 root@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