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요타 자동차 로고. / 사진=매일경제 DB |
한국보다 먼저 고령화 사회로 진입한 일본에서 재고용 상한을 70대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퇴직하는 65세를 재고용해 70세까지 근무할 수 있도록 한 것인데, 일본의 법적 정년(60세)을 감안하면 사실상 정년 후 10년 더 일할 수 있게 되는 셈입니다.
일본이 전문지식을 갖춘 ‘시니어 재고용’에 나선 건 인력 부족 문제에 대응하기 위함입니다.
일본의 생산가능 인구(15~64세) 비중은 68%(2000년)→59.5%(2023년)로 떨어졌습니다. 반면 65세 이상 고령자 인구 비중은 17.4%(2000년)→37.7%(2050년)까지 높아질 전망입니다.
이렇다 보니 고령자 고용에 적극적일 수밖에 없었고, 실제로 일본은 1998년 58세였던 정년을 60세로, 2006년에는 65세의 고용을 의무화하는 제도를 도입했습니다. 나아가 2021년 기업들에 70세까지 고용하도록 노력할 의무를 부과하는 ‘신고령자안정법’을 개정하기도 했습니다.
도요타의 이 같은 정책도 이 법에 따른 것으로 보입니다. 그동안 도요타 내 65세 이상 재고용 제도는 없었지만, 예외적으로 20명 정도의 시니어 사원을 고용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오는 8월부터 전 직종 사원으로 확대하기로 했습니다. 다만 급여와 기타 처우는 추후 개인의 공헌도에 따라 유연하게 정할 계획입니다.
우리나라의 고령화 속도는 일본(39년, 1997년~2036년)보다 두 배 빠른 20년(2020년~2040년) 걸릴 것으로 예측됩니다. 이에 일본의 고용제도가 시사하는 바는 큽니다.
인공지능(AI) 서비스 챗GPT4는 한국에도 ‘계속 고용제’ 제도를 도입할 필요가 있느냐는 물음에 타당하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챗GPT는 “(한국은) 고령 인구의 비율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고, 경제활동인구의 감소가 예상되기 때문에 장기적인 노동력 확보를 위해 정년 연장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며 “노동 시장에서 고령자의 경험을 활용하고, 그들의 경제적 자립을 지원하여 사회 보장 비용을 절감하는 데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답했습니다.
이어 “업종에 따라 신체적, 정신적 요구도가 다르기 때문에 일률적인 정년 연장보다는 유연한 근무 조건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습니다.
챗GPT는 또 한국은 정년을 몇 세까지 늘리는 게 적당하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는“한국에서 적절한 정년 연령을 결정하기 위해서는 광범위한 연구와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며 고려 요소들을 나열했습니다.
그러면서 “산업별로 정년 연장의 적용을 다르게 고려할 필요가 있다”며 “정년 연장은 고령 근로자의 경제적 자립을 도울 수 있다 보니 이에 따른 연금 지급 시작 연령 조정과 같은 사회 보장 체계의 변경도 필요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 시니어 사원 자료사진.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한편, 한국의 법적 정년은 일본과 같은 60세입니다. 미국과 영국은 각각 1986년, 2011년 정년 기준을 폐지하고, 단순히 나이가 많다는 이유만으로 근로자를 해고할 수 없게 만들었습니다. 독일과 스페인은 현행 65세인 정년을 67세까지 연장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습니다.
[김지영 디지털뉴스 기자 jzero@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