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후지산 편의점 인근에 설치된 가림막/사진=연합뉴스 |
일본이 밀물처럼 밀려오는 관광객으로 골머리를 앓자 멋진 경치를 일부러 차단하는 등 대책을 내놓고 있습니다.
코로나19 방역 정책 완화와 엔화 약세 등으로 일본 각지를 찾는 관광객이 급증하면서 '오버투어리즘'(과잉 관광) 문제가 다시 부상하고 있다고 요미우리신문이 오늘(7일) 보도했습니다.
일본 방문 외국인 수는 지난해 2천500만여 명으로 코로나19 확산 직전인 2019년의 80% 수준을 회복했고, 올해 3월에는 월간 기준으로는 처음으로 300만 명을 넘어 사상 최다를 기록했습니다.
특히 화제가 된 곳은 '후지산 인증샷 성지'로 알려진 혼슈 중부 야마나시현의 한 편의점입니다.
이 편의점은 후지산이 배경으로 함께 찍힌 사진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서 인기를 끌자 2022년 12월께부터 주변이 혼잡해졌고, 무단으로 쓰레기를 버리거나 주차하는 관광객도 늘었습니다.
야마나시현 후지가와구치코마치 당국은 영어 안내문 게시에도 상황이 개선되지 않자 지난달 30일 편의점 인근에 후지산을 가리는 높이 2.5m, 폭 20m 가림막을 설치하는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 도쿄 센소지 인근 거리에서 기념 촬영하는 관광객/사진=연합뉴스 |
도쿄 남쪽 가나가와현 가마쿠라시에서는 황금연휴 기간에 전차에 인파가 몰리고 주민들이 불편을 겪는 사태를 최소화하기 위해 관광객을 대상으로 도보 이동을 권장하는 활동이 진행됐습니다.
가마쿠라역에 배치된 안내원들은 유명한 불상이 있는 사원까지 걸어가도 전차를 이용했을 때와 소요 시간에 큰 차이가 없다는 사실을 관광객에게 설명했습니다.
관광객 증가로 주민들이 버스에 타지 못하는 사례가 증가한 교토시에서는 수하물 위탁 보관 서비스를 확대해 버스 혼잡을 줄이는 정책이 추진되고 있습니다.
일부 식당이 도입한 것으로 알려진 이중 가격제는 외국인 관광객에게 요금을 더 받는 것이 골자입니다.
일례로 도쿄 시부야에 있는 한 뷔페식당은 일본인과 일본 거주 외국인만 식사비를 할인해 주고 있습니다.
다만 외국인 관광객 대상 이중 가격제에 대해서는 구로이와 유지 가나가와현 지사가 저항을 초래할 수 있다고 밝히는 등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 히로시마 이쓰쿠시마 신사에서 사진 찍는 관광객/사진=연합뉴스 |
도쿄도, 오사카부, 교토시 등이 시행 중인 숙박세와는 별도로 당일치기 여행객에게 세금을 걷는 지자체도 생겨나고 있습니다.
혼슈 서부 히로시마현 하쓰카이치시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이쓰쿠시마 신사가 있는 섬인 미야지마 방문객에게 1인당 100엔(약 900원)을 받아 화장실 정비와 정보 제공 등에 쓰고 있습니다.
미야지마에는 숙소가 많지 않아 방문객 다수는 당일치기로 섬을 둘러봅니다.
앞서 이탈리아의 대표적 관광 도시 베네치아도 지난달 25일부터 세계 최초로 당일치기 관광객에게 '도시 입장료'로 5유로(약 7천 원)를 징수해 논란의 중심에 선 바 있습니다.
또
내년 4월 오사카·간사이 만국박람회를 개최하는 오사카부는 외국인 관광객만을 상대로 '징수금'을 걷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습니다.
[정민아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jma1177@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