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약초로 얼굴 상처 치료하기 전(왼쪽)과 후의 '라쿠스' / 사진= [Scientific Reports/Isabelle Laumer et al. 제공. 연합뉴스 |
인도네시아 야생 수마트라 오랑우탄(Pongo abelii)이 얼굴에 큰 상처를 입은 뒤 약초로 상처를 치료하는 모습이 처음으로 포착됐습니다.
독일 막스 플랑크 동물 행동 연구소(MPIAB) 이자벨 로머 박사팀은 과학 저널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에서 인도네시아에서 얼굴에 큰 상처를 입은 수컷 수마트라 오랑우탄이 약초를 먹고, 씹어서 으깬 약초를 상처에 발라 치료하는 모습을 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 '라쿠스'가 약초를 상처에 바르는 모습 / 사진= [Scientific Reports/Isabelle Laumer et al. 제공. 연합뉴스 |
오른쪽 눈 아래 뺨이 깊이 파인 라쿠스는 아카르 쿠닝이라는 약초의 줄기와 잎을 씹어서 나온 즙을 상처에 7분 동안 반복해서 발랐습니다.
그런 다음 잎을 씹어 상처 부위를 덮고 약초를 먹기도 했습니다.
↑ '라쿠스'의 상처가 아무는 과정 / 사진= [Scientific Reports/Isabelle Laumer et al. 제공. 연합뉴스 |
이후 며칠 동안 상처 부위의 감염 징후는 없었으며, 치료 5일 후부터 상처가 아물고 한 달 뒤 완전히 치유됐습니다.
연구팀은 라쿠스가 30여 분에 걸쳐 상처에만 반복해서 발랐기 때문에 의도적으로 약초를 치료에 이용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연구팀은 이 연구는 야생 동물이 약효가 있는 식물을 이용해 상처를 치료하는 행동에 대한 첫 보고라며 이는 약초를 이용한 적극적인 치료 행동이 인간과 유인원의 공통 조상에서 비롯됐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동물의 자가 치료는 예측이 어려워 체계적 연구가 쉽지 않지만 아프리카, 중남미, 마다가스카르 등에서 유인원, 오랑우탄, 흰손긴팔원숭이 등이 잎 전체를 삼키거나 씹어서 바르는 행동이 관찰된 사례는 다수 보고된 바 있습니다.
◆ 출처 : Scientific Reports, Isabelle La
[윤도진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dolooppy@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