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비 사업이 시작되고 주민이 모두 동네를 떠나기까진 꽤 오랜 시간이 걸리죠.
취재진이 주민이 사는 재정비 현장을 가보니 곳곳에 쓰레기가 버려져 있고 위험해 보이는 시설이 곳곳에 있었습니다.
강세현 기자입니다.
【 기자 】
▶ 스탠딩 : 강세현 / 기자
- "이곳은 서울 한남동의 고가 빌라가 모여 있는 곳입니다. 여기서부터 이태원까지 1km 정도 떨어져 있는데, 지도 앱이 알려주는 길로 걸어 가보겠습니다."
계단을 올라가니 공가 안내가 붙은 빈집이 보이고 주민들이 분주히 짐을 옮깁니다.
이곳은 재정비 사업이 진행되며 지난해 10월부터 이주가 시작됐습니다.
반년이 지난 지금도 주민이 남아 있고, 앱이 알려준 것처럼 시민의 이동통로로 쓰입니다.
하지만 곳곳에 쓰레기가 어지럽게 놓여 있는데, 한 골목에는 쓰레기가 산처럼 쌓여 있습니다.
▶ 인터뷰 : 인근 주민
- "화재 같은 거 그런 것이 걱정돼서 주민센터하고 구청에다가 전화를 여러 번 했어요. 근데 치우기는 치워도 용량이 너무 많으니까."
담이 사람이 다니는 길로 기울어져 있지만 붕괴위험 안내만 붙어 있고 안전 보강은 안 돼 있었습니다.
석축 이음매가 떨어져 나갔고, 도로 바닥은 팔이 들어갈 정도로 깊이 파였는데 안을 보니 큰 빈틈이 생겼습니다.
실제로 지난해 이 구역에서는 축대 일부가 무너진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구청이 해빙기에 점검한 옹벽이나 석축 41개소 가운데 재정비 지역 내 시설은 포함돼 있지 않았습니다.」
▶ 인터뷰 : 인근 주민
- "이제는 이사 가니까 누가 고치겠어. 구청에서도 안 고쳐주고 그러니까."
해가 진 뒤에 찾아가 봤습니다.
길을 걷다가 넘어질까 걱정될 정도로 어두운 구역이 곳곳에 있었습니다.
▶ 스탠딩 : 강세현 / 기자
- "지금은 조명을 켜서 밝게 보이지만 조명을 끄면 제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 어둡습니다."
구청과 조합 측은 "현장을 점검하며 위험한 곳이 있으면 보수하거나 해체하며 관리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노후화로 재정비하는 곳에 큰돈을 들여 개선 사업을 하기 어려운 게 현실입니다.
▶ 인터뷰(☎) : 신상영 / 서울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뭔가를 투입한다는 게 현실적으로 어려운 일이고 결국은 관리적인 문제만 남는데. 잠재적 위험을 생각해서 관찰하고 감시하고 여러 가지 관리하고…."」
「전국에서 재정비 사업이 이어질 예정인 만큼, 주민이 떠날 때까지 어떻게 안전 관리를 할지 매뉴얼 마련이 필요해 보입니다.」
MBN뉴스 강세현입니다. [ accent@mbn.co.kr ]
영상취재 : 박준영 기자, 이동학 기자
영상편집 : 양성훈
그래픽 : 송지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