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복 아냐? 남성도 입혀라"…미국 여자 육상대표팀 경기복 논란

2024년 파리 올림픽에서 미국 대표팀이 입을 여성용 육상 경기복이 여성의 성적 대상화를 부추긴다는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남성용과 달리 불필요한 노출이 요구된다는 이유에서입니다.

14일(현지 시각)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나이키는 지난 11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나이키 에어 이노베이션 서밋에서 미 육상 대표팀이 입을 경기복을 공개했습니다.

이 중 여성 경기복은 ‘하이컷 수영복’ 디자인으로 골반부터 다리 전체를 훤히 드러나도록 디자인돼 속옷조차 가리기 어려워 보이는 형태입니다.

선수들은 즉각 불만을 표출했습니다. 장애물 경주 선수인 콜린 퀴글리는 로이터 통신에 “이 경기복은 절대 성능을 위해 만들어지지 않았다”고 지적했습니다. 전 장거리 미 국가대표인 로렌 플레시먼은 SNS를 통해 “선수는 민감한 신체 부위 노출에 대한 부담 없이 경기에 집중할 수 있어야 한다”며 “이 옷이 실제로 기능적으로 좋다면 남성들도 입어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습니다.

온라인에서는 “미국 육상연맹이 신체 노출에 따른 왁싱 비용을 지원하길 바란다”, “여성도 반바지를 입을 자격이 있다”, “같은 스포츠에서 여성이 남성보다 옷감이 적어야 하는 기능적인 이유는 없다” 등의 반응이 잇따랐습니다.

해당 논란에 나이키 측은 뉴욕타임스에 현재 공개된 경기복은 일부일 뿐이라며 “선수들은 원하는 경기복을 골라 입을 수 있다”고 해명했습니다.

이어 “2021년 도쿄 올림픽 때는 짧은 속바지 형태만 제공했지만 이번엔 여러 선택지가 많다”며 “남녀 선수 통틀어 약 50개의 경기복이 있고, 특정 종목에 맞춰 세밀하게 조정된 12개의 스타일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른 경기복은 오는 15일 뉴욕에서 열리는 미국 올림픽 위원회 미디어 서밋에서 공개될 예정입니다.

[김지영 디지털뉴스 기자 jzero@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