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역사가 실질적인 매니저 역할…오타니 알고 있었다는 증거 없어"
불법 도박 채무를 갚으려고 미국프로야구(MLB) 슈퍼스타 오타니 쇼헤이(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의 돈에 손을 댔다가 해고된 통역사 미즈하라 잇페이가 미국 연방 검찰에 의해 은행 사기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 사진=지난해 12월 언론 인터뷰중인 LA 다저스의 오타이 쇼헤이(오른쪽)와 前통역사 미즈하라 잇페이(왼쪽)/ UPI 연합뉴스 자료 |
연방 검사 마틴 에스트라다는 현지시간 11일 기자회견을 열고, 미즈하라가 자신의 스포츠 도박 비용을 지불하기 위해 오타니의 은행 계좌에서 1,600만 달러(약 219억 원) 이상을 절취했고, 오타니의 은행 계좌에 접근하기 위해 은행 측에 거짓말을 했다며 기소 사실을 밝혔습니다.
에스트라다 검사는 미즈하라가 오타니의 실질적인 매니저 역할을 하면서 오타니의 은행 급여 계좌 개설을 도와줬으며, "오타니와의 신뢰 관계를 이용하고 남용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오타니가 통역사 미즈하라의 행위를 알고 있었다는 증거는 없었다며, "오타니 씨가 이 사건에서 피해자로 간주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고 덧붙였습니다.
미즈하라는 조만간 로스앤젤레스(LA) 시내에 있는 연방법원에 출두할 예정입니다.
미즈하라의 혐의인 은행 사기죄의 최대 형량은 징역 30년이지만, 연방 양형 지침에 따라 사건별 형량은 그보다 훨씬 짧아질 수 있습니다.
AP통신에 따르면 미즈하라의 변호사는 검찰의 기소가 발표된 뒤 이메일에서 "현재로서는 할 말이 없다"고 밝혔습닌다.
↑ 사진=미국 연방 검찰이 11(현지시간) 로스앤젤레스에서 오타니의 전 통역사 미즈하라 도박 사건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AP=연합뉴스 |
미즈하라는 불법 도박으로 진 빚을 갚고자 오타니의 계좌에서 도박업자에게 송금한 사실이 들통나 지난달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벌어진 MLB 서울시리즈 기간에 해고 당했습니다.
불법 도박 사실이 대중에게 알려지기 전 미국 스포츠전문채널 ESPN의 취재 당시 미즈하라는 오타니가 직접 자신의 도박 빚을 갚아줬다고 말했다가 해고 당한 후에는 오타니가 자신의 도박 빚을 전혀 몰랐다고 말을 바꿨습니다.
이후 오타니는 지난달 미국 본토 개막전이 열리기 전 기자회견에서 "미즈하라가 내 계좌에서 돈을 훔치고 계속 거짓말을 해왔다"면서 "나는 스포츠 도박을 하거나 도박업자에
오타니는 또 "야구뿐 아니라 다른 종목에도 돈을 걸지 않았고 다른 사람에게 대신 베팅해달라고 요청한 적도 없다"면서 "베팅을 위해 도박업자를 거친 적도, 다른 사람으로부터 베팅 결제를 도와달라는 요청을 받은 적도 없다"고 말했습니다.
[오지예 기자/calling@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