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받지 못 한 서러움, 자라나는 아이들이 느끼지 않길"
가사도우미 생활 등으로 어렵게 모은 전 재산 약 5천만 원을 기부한 80대 할머니가 쓸쓸하게 홀로 생을 마감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습니다.
↑ 사진 = 부산 북구청 페이스북 |
오늘(6일) 부산 북구청에 따르면 지난 1일 만덕동 한 요양병원에서 권옥선(86) 할머니가 숨졌습니다.
기초생활수급자인 권 할머니는 올해 1월 자신의 전 재산 5천여만 원을 저소득층 학생 등 불우이웃에게 써달라며 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만덕3동 행정 복지센터, 적십자 등에 돈을 나눠 기부했습니다.
이 돈은 권 할머니가 가사도우미 생활을 하면서 평생 모은 재산입니다.
할머니는 "어려운 가정형편으로 초등학교도 마치지 못 하며 느꼈던 서러움을, 자라나는 아이들이 느끼지 않도록 형편이 어려운 아이를 위해 써 달라"며 기부를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재산을 기부한 할머니는 빠르게 쇠약해졌고, 지난달 21일 인근 요양병원에 자진 입소했습니다.
이후 코로나19 등의 확진 판정을 받으며 호흡곤란·심부전 등을 겪다가 유명을 달리했습니다.
북구 관계자는 "살아생전에는 고독한 삶을 사셨으나, 나눔을 실천하며 보여주신 온기는 우리 사회에 오래 남아 기억될 것 같다"면서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밝혔습니다.
[최유나 디지털뉴스 기자 chldbskcjstk@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