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사과가 금값이 된 건, 그러니까 작년 이맘때 사과 꽃순을 지키지 못한 영향이 컸습니다.
예년보다 일찍 핀 꽃순들이 냉해 피해를 입은 건데, 올해 똑같은 피해가 발생하는 것을 막기 위해 사과 농가들이 꽃망울 지키기에 사활을 걸고 있습니다.
이승훈 기자가 현장에 다녀왔습니다.
【 기자 】
충남 예산군의 사과 농장입니다.
10미터 높이에 달려 있는 날개가 돌며 바람을 일으키자 꽃망울들이 흔들립니다.
방상팬이라는 장비로, 영상 3도 이하로떨어져 서리가 내릴 경우 바람을 일으켜 물방울을 날려주는 겁니다.
사과 수확량이 결정되는 건 꽃이 피는 이달 하순쯤인데, 이 시기에 꽃샘추위가 오면 냉해 피해를 입어 한해 농사를 망치기 때문입니다.
▶ 인터뷰 : 박철신 / 사과농장주
- "작년에 저희 집도 탄저병으로 한 100박스 정도 떨어뜨렸어요. 냉해 피해를 안 받는다면 금년은 작황이 좋을 것으로 생각하는데…."
하지만, 이런 냉해방지용 방상팬을 설치한 과수원은 전체 재배면적의 2%에 불과합니다.
설치 비용의 절반을 농가가 부담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예산을 지원해 2030년까지 30%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입니다.
사과나무를 옆으로 눕혀 키우는 다축형 재배도 주목받고 있습니다.
사과가 햇빛을 고르게 받을 수 있어 지난해 일조량이 부족해 착색이 늦었던 점을 보완할 수 있습니다.
▶ 인터뷰 : 임춘근 / 사과농장주
- "(나무가 낮게 자라) 기계화 작업을 용이하게 할 수 있다는 점…다축수형은 수확량에서 한 3배 이상 많이, 이렇게 경제적입니다."
다행히 올해는 냉해 등 이상기후가 심각하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지만, 지난해 최악의 피해를 경험한 농민들은 어느 때보다 꽃망울 지키기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습니다.
MBN뉴스 이승훈입니다.
[lee.seunghoon@mbn.co.kr]
영상취재 : 공동취재단, 황주연 VJ
영상편집 : 이동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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