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으로 도망간 대전 신협 강도 '징역 5년'

미리 준비한 오토바이 타고 도주…옷 갈아입는 등 치밀하게 범행
재판부 "강취 금액 전부 배상…피해자들 직접적으로 폭행하지 않은 점 등 고려"

대전 한 신협에서 강도 범행을 저지른 뒤 베트남으로 달아났던 40대 남성에게 징역 5년이 선고됐습니다.

↑ 베트남에서 붙잡힌 대전 신협 강도 사건 피의자. / 사진 = 연합뉴스

대전지방법원 형사11부(최석진 부장판사)는 오늘(4일) 특수강도와 상습도박 등 혐의로 기소된 A 씨(48)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검찰은 A씨에게 징역 12년을 구형했습니다.

A 씨는 지난해 8월 18일 대전 서구 관저동 한 신협에 소화기 분말을 뿌리며 들어가 직원을 흉기로 위협한 뒤 3,900만 원을 빼앗은 혐의를 받습니다.

그는 미리 준비한 오토바이와 택시 등 여러 이동 수단을 이용해 폐쇄회로(CC)TV가 없는 길만 찾아 도주로를 확보했습니다.

↑ 범행에 사용된 오토바이. / 사진 = MBN

옷을 여러 차례 갈아입고 장갑을 껴서 지문을 남기지 않는 등 치밀하게 경찰 수사망을 피해 베트남으로 도주했습니다.

경찰은 국제형사경찰기구(ICPO·인터폴)에 적색수배를 요청했고, 사건 발생 23일 만에 베트남 다낭의 한 호텔 카지노에서 A 씨를 긴급체포했습니다.

검거 당시 A 씨는 한화로 약 200만 원 상당의 카지노 칩을 갖고 있었으며, 훔친 돈은 대부분 탕진한 상태였습니다.

경찰 조사 결과, A 씨는 수억 원의 채무를 치고 빚 독촉에 시달리게 되자 청원경찰이 근무하지 않는 신협 지점을 노려 범행 계획을 세운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1심 재판부는 "장기간 여러 차례 도박 행위를 하고, 금융기관에서 강도 행각을 벌인 뒤 해외로 도피하기까지 했다"며 "강취 금액을 전부 배상했고, 직접적으로 피해자들을 폭행하지는 않은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습니다.

[최유나 디지털뉴스 기자 chldbskcjstk@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