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중고거래 플랫폼서 190만 원에 팔리기도
↑ 반포자이 포카(포토카드)로 검색하면 나오는 글들 / 사진 = X(구 트위터) 캡처 |
“나 반포자이 보유한 여자야” “트리마제 3개나 얻었다”
최근 청소년 사이에서 인기몰이 중인 포토카드에 ‘반포자이’ ‘한남더힐’ ‘트리마제’ 등 고급 아파트 명칭이 붙고 있습니다.
포토카드란 통상적으로 가수의 음반을 사면 랜덤으로 1장씩 들어있는 한정판 굿즈입니다. 그룹 내에서 인기가 많은 멤버의 포토카드나 특정한 콘셉트의 사진이 들어간 포토카드는 고가에 거래되기 때문에 이를 내로라하는 고급 아파트에 빗댄 것입니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 따르면 최근 반포자이 포토카드로 불렸던 남자아이돌그룹 제로베이스원의 멤버 장하오의 포토카드는 온라인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190만 원에 팔려 화제가 됐습니다. 장하오가 서명했다는 이유로 가격이 뛴 것입니다.
지난달에는 같은 플랫폼에 남자 아이돌 몬스타엑스의 멤버 민혁의 포토카드를 51만 원에 판매한다는 게시글이 올라오기도 했습니다.
해당 판매글에는 '몬스타엑스 민혁 댕포자이 반포자이 포카 양도해요'라는 문구가 적혔습니다. 또 여자 아이돌 그룹 '아이브'의 포토카드를 30만 원에 판다는 글도 올라왔습니다.
↑ 반포자이 포카(포토카드)로 검색하면 나오는 글들 / 사진 = X(구 트위터) 캡처 |
초기 포토카드 거래 시장은 X(옛 트위터) 등 SNS를 중심으로 형성됐습니다. 다만 거래와 배송에 필요한 개인정보를 주고받는 과정에서 사기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다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이후 번개장터나 당근 등 중고 거래 플랫폼으로 거래 범위가 넓어졌습니다.
고가에 거래되는 사진에는 ‘트리마제’ ‘반포자이’ ‘한남더힐’ ‘시그니엘’ 등 고가로 손꼽히는 국내 아파트 단지 이름이 붙습니다.
팬들은 “내 손에 한남더힐이 있다”며 특정 포토카드를 자랑하는가 하면, 중고거래 사이트에 “반포자이 양도합니다”와 같은 글을 올리기도 합니다. 또 구하기 힘든 포토카드의 경우엔 부동산처럼 “매물이 없다”는 표현도 씁니다.
문제는 '반포자이'와 '한남더힐'과 같은 값비싼 고급 아파트의 의미를 '포카 향유층'인 10대가 인지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거주지, 자동차, 의류 등으로 계급을 나누는 사회풍조는 점점 더 어려지
이 같은 현상에 대해 복수의 대중문화평론가는 “포토카드 문화가 케이팝의 주요한 셀링 포인트가 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청소년의 물질 만능주의가 심각한 사회적 갈등을 유발할 수 있어 학부모들의 의식 성숙과 유관기관 차원의 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하승연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iuoooy33@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