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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강아지의 날, 보호센터 봉사로 따뜻한 사랑 전해 [인기척]

기사입력 2024-03-23 10:44 l 최종수정 2024-03-23 10:45
용인시에 위치한 동물보호센터 방문
"사람과 반려동물 공존하는 사회 만들고파"

용인시에 위치한 동물보호센터 / 사진 = 하승연 인턴기자
↑ 용인시에 위치한 동물보호센터 / 사진 = 하승연 인턴기자

“힘들어도 살려야죠. 생명인데.”

3월 23일, 오늘은 세계 모든 강아지들을 사랑하면서 보호하는 것은 물론 유기견 입양 문화를 정착시키자는 취지로 제정된 ‘국제 강아지의 날’입니다.

MBN 인턴기자는 국제 강아지의 날을 앞두고 지난 14일 용인시 동물보호센터를 방문해 유기견 봉사활동을 체험했습니다.

용인시 동물보호센터는 84%라는 높은 입양률을 자랑해 전국 각지 지자체에서 앞다퉈 벤치마킹을 올 정도로 우수한 운영 능력을 입증받았습니다.

취재로 이제야 내가 살고 있는 용인에 이런 곳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는데, 지역 유기견을 돕고 그곳 사정을 알린다면 국제 강아지의 날에 뭔가 기여를 할 것 같다는 생각에 걸음을 떼었습니다.

용인시에 위치한 동물보호센터 / 사진 = 하승연 인턴기자
↑ 용인시에 위치한 동물보호센터 / 사진 = 하승연 인턴기자

용인경전철 삼가역에서 내려 15분 남짓 걸어 가파른 언덕길을 올라가자 마을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동물보호센터가 나타났습니다.

센터에서 제일 처음으로 반겨주는 건 직원보다 먼저 나온 유기견들입니다. 버려졌지만 인기척이 나자마자 뛰어나와 꼬리를 흔들고 빙글빙글 돌며 짖는 모습은 여전히 사람에 대한 호감을 잃지 않았음을 보입니다.

비교적 이른 9시, 4층으로 올라가니 이미 2명의 봉사자가 도착해 교육 자료를 읽고 있었습니다.

센터에서 근무하는 직원인 김 씨는 “평일엔 직원 23명 중 7명과 봉사자 1~5명이 함께한다”며 “주말에는 직원이 1명만 나와 봉사자가 조금 더 힘들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간단한 설명이후 센터에서 나눠준 장화, 장갑, 방역복을 입고 1층으로 내려갔습니다. 처음 도착했을 때보다 훨씬 다양한 종의 유기견들이 봉사자들을 반깁니다.

동물보호센터 봉사 전, 나눠주는 교육자료 / 사진 = 하승연 인턴기자
↑ 동물보호센터 봉사 전, 나눠주는 교육자료 / 사진 = 하승연 인턴기자

봉사 활동은 더러워진 견사를 청소하고, 밥과 물을 준 후 산책을 시키는 단순하다면 단순한 업무입니다.

이미 바닥에는 개들이 흘려놓은 변과 오물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었습니다. 견사 바닥에 깔린 패드를 치우고 오줌으로 흥건해진 바닥을 걸레로 닦는 작업을 반복했습니다.

비워진 물그릇에 물을 채워주고 산책을 시작했습니다. 유기견 숫자가 많아 10~15분 짧은 산책이지만 대형견 친구들은 결코 쉽지 않은 시간입니다.

워낙 힘이 좋아 이리저리 끌려 다니기 바빠 제가 산책을 당한 듯 했습니다. 어떤 봉사자는 몇 번의 산책에 온몸이 땀으로 젖고 가쁜 숨을 몰아쉬며 얌전한 아이는 없냐고 부탁하기도 했습니다.

산책을 하던 중, 한 강아지가 멈춰 가만히 저를 올려다 봤습니다. 산책을 시켜줘 고맙다는 뜻이었을까요. 한참 동안 우리는 눈맞춤을 했습니다.

직원과 자원봉사자 손길이 아무리 좋고 시설이 훌륭하다 해도 가족이 없으면 유기견이라는 꼬리표가 떨어지지 않습니다.

약 3시간 정도의 봉사 활동을 마친 후, 센터의 동물보호 팀장을 맡고 있는 송석윤 씨를 만나봤습니다.

용인시 동물보호센터 안내 현수막 / 사진 = 하승연 인턴기자
↑ 용인시 동물보호센터 안내 현수막 / 사진 = 하승연 인턴기자

봉사 활동을 하러 많이 찾아오냐는 물음에 송 씨는 “우리 센터는 그래도 많이 오는 편이다. 연령도 성별도 다양한 사람들이 봉사를 하러 찾아온다”며 운을 뗐습니다.

또 센터를 운영하며 힘든 점이 있냐는 질문에 송 씨는 “팀 직원들이 많아 직원 관리에 어려움이 있고, 유기견의 수도 워낙 많아 힘들다”고 전했습니다.

그는 “한 마리 입양 보내는데도 엄청난 노력과 힘이 들고, 또 버려지는 일이 있으면 안되기 때문에 그냥 아무나한테나 입양 보낼 수도 없는 환경”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렇다면 왜 그는 어려운 환경에서도 꿋꿋이 보호센터를 지켜나가고 있을까.

MBN 인턴기자의 질문에 그는 “사람과 반려동물이 공존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살려야죠. 생명인데”라며 웃음을 지었습니다.

유기견을 입양하는 것만이 도와주는 것은 아닙니다. 워낙 유기견 숫자가 많아 용인시 뿐만 아니라 모든 지역 동물보호센터는 늘 일손이 부족합니다.

시간이 날 때, 한 번 쯤은 살고 있는 지역 동물보호센터에

방문해 봉사활동을 하는 것도 뜻 깊은 일이 될 것입니다.

반려동물을 기르는 반려인만 1,262만 명인 시대. 국제 강아지의 날을 맞아 동물 복지를 위해 힘쓰는 사람들이 많아지길 소망해봅니다.

※ 인기척은 MBN '인'턴 '기'자들이 '척'하니 알려드리는 체험형 기사입니다.

[하승연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iuoooy33@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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