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55기 삼성전자 정기 주주총회 / 사진=연합뉴스 |
반도체 업황 악화로 지난해 사상 최악의 적자를 낸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이 향후 2∼3년 안에 반도체 세계 1위 자리를 되찾겠다는 의지를 밝혔습니다.
경계현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장(사장)은 오늘(20일) 경기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55기 주주총회에서 "연구개발(R&D) 투자를 통해 얻은 기술 우위를 바탕으로 효율적인 투자와 체질 개선 활동을 강화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인텔에 반도체 공급사 매출 1위 자리를 내줬습니다.
시장조사 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지난해 삼성전자 반도체 매출은 전년 대비 37.5% 줄어든 399억 달러로, 인텔(487억 달러)에 이은 2위를 차지했습니다.
이에 반도체연구소를 2배로 키우고, 연구 인력과 R&D 웨이퍼 투입을 지속적으로 늘려 첨단기술 개발의 결과가 양산 제품에 빠르게 적용될 수 있게 한다는 계획을 밝혔습니다.
또 오는 2030년까지 기흥 R&D 단지에 20조 원을 투입하는 등 연구개발에 과감하게 투자할 방침입니다.
미래를 위한 다양한 신사업도 늘리기로 했습니다.
경 사장은 "메모리 등 기존 사업만으로는 장기적으로 반도체 1위를 유지하지 못한다"며 "미래를 위해 다양한 신사업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대표적인 신사업으로는 지난해부터 시작한 어드밴스드 패키징을 첫손에 꼽았습니다.
↑ 경계현 삼성전자 DS 사장 / 사진=연합뉴스 |
사업전략 발표 직후 이어진 '주주와의 대화' 시간에는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에 대한 주주들의 날카로운 질문이 쏟아졌습니다.
한 주주는 "반도체 사업이 오랫동안 지지부진한 이유가 무엇이고, 올해는 어느 정도로 개선이 될 것인지 답변해 달라"고 질문했습니다.
이에 경 사장은 "업황의 다운턴도 있었고 저희가 좀 준비를 못 한 것도 있었다"며 "근원적인 경쟁력이 있었더라면 시장과 무관하게 사업을 좀 더 잘할 수 있었을 텐데 그러지 못했다"고 답했습니다.
이어 "사업적으로 보면 올해 1월부터는 적자에서 벗어나 흑자 기조로 돌아섰다고 생각한다"며 "올해 전반적으로 어느 정도 궤도에 올라가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또 다른 주주는 "고대역폭 메모리(HBM)에서는 한발 늦었다고 인정한 것 같은데, HBM에 버금가는 차세대 시장으로 꼽히는 컴퓨트 익스프레스 링크(CXL)나 지능형 반도체(PIM)에서는 삼성이 확실히 경쟁사 대비 우위를 가지고 있는지 궁금하다"고 물었습니다.
HBM에서 한발 늦었다는 지적에 경 사장은 "앞으로 다시는 그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더 잘 준비하고 있다"며 "CXL과 PIM은 다양한 고객들과 협의하면서 실제 적용 등을 진행하고 있고, 곧 가시적인 성과를 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파운드리 분야의 경쟁력에 대한 질문에 최시영 파운드리사업부장(사장)은 "인텔과 비교하면 우리는 중앙처리장치(CPU)뿐 아니라 모바일 AP, 시스템온칩(SoC), 그래픽처리장치(GPU), 오토모티브 등 다양한 제품을 개발해 공급한 파운드리 필드 레코드를 갖고 있다"며 자신감을 드러냈습니다.
삼성전자는 이날 주주총회에서 주주들과의 소통 강화를 위해 경영진이 직접 올해 사업 전략을 상세하게 설명하는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이 경기 수원시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55기 삼성전자 정기주주총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4.3.20 / 사진=연합뉴스 |
[박혜민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floshmlu@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