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칸방 100만 원.
요즘 서울 대학가의 월세방 시세입니다.
"부모님이 서울에 사는 게 금수저"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인데요.
지방에서 상경해 높은 월세를 내면서, 혹은 1시간씩 걸려 수도권에서 출근하는 두 서른 살 청년들의 이야기를 이승훈 기자가 들어봤습니다.
【 기자 】
서울 신림동에 사는 김지훈 씨는 6평 오피스텔에 살면서 매달 100만 원이 넘게 월세를 냅니다.
1년 전 서울에 있는 직장에 취업하면서 경북에서 올라와 서울엔 마땅히 신세질 곳이 없기 때문입니다.
▶ 인터뷰 : 김지훈 / 서울 신림동
- "(예전에) 4평 정도에 살았는데 너무 좁아서 최소 6평은 살고 싶다 해서 알아보니까 90만 원, 100만 원, 이 정도는 줘야 되더라고요."
빌라는 전세사기 걱정 때문에, 아파트 전세는 목돈이 필요해 제외하고 나면, 청년층에겐 월세 밖에 선택지가 없습니다.
▶ 스탠딩 : 이승훈 / 기자
- "지난 2월 서울 오피스텔 평균 월세는 89만 원 선으로, 1월 달에 비해 2배에 가까운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습니다."
운 좋게 월세가 저렴한 공공임대 주택에 당첨돼도 출퇴근 시간이 문제입니다.
경기 고양시에 사는 성두현 씨.
서울에서 월세를 전전하다가 4년 전 경기도로 이사해 행복주택에 입주했지만, 매일 서울 출퇴근에 한 시간 넘게 시간을 써야 합니다.
▶ 인터뷰 : 성두현 / 경기 고양시
- "대중교통 타거나 차로 타도 1시간 정도 걸립니다. 출퇴근하는데 지하철을 두 번이나 갈아타야 되는 어려움도 있고…."
지난해 서울에서 경기도로 옮겨간 사람은 28만 명인데, 이 중 절반이 성 씨와 같은 2030세대입니다.
전문가들은 도심 내 공공임대주택 공급을 늘리는게 그나마 해법인 만큼 재개발·재건축에 인센티브를 줘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 인터뷰 : 권대중 / 서강대 부동산학과 교수
- "재개발 사업 같은 경우는 법으로는 전체 세대수의 17% 이상 공급하게 돼 있지만 서울은 20% 이상 공급하게…."
하지만, 이런 정비사업 역시 공사비 상승으로 갈등을 겪는 사업장이 늘고 있어 지방 청년들의 서울 살이는 쉽지 않을 전망입니다.
MBN뉴스 이승훈입니다.
[lee.seunghoon@mbn.co.kr]
영상취재 : 이재기, 안지훈 기자, 황주연 VJ
영상편집 : 박찬규
그래픽 : 박경희, 심유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