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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수의료 소외 '행위별 수가' 칼댄다…수술·입원 높은 보상

기사입력 2024-03-18 11:54 l 최종수정 2024-03-18 13:09
개별 의료행위마다 단가 지불한 결과 '과잉진료' 초래…'중증환자 치료'는 보상 낮아
'수술·입원·처치'에 높은 수가 지급, 필수의료 제대로 보상키로
"위험도·난이도 등 반영해 수가체계 매년 조정"

의사 집단행동 대응 관련 정부 대응 설명하는 조규홍 복지부 장관 / 사진=연합뉴스
↑ 의사 집단행동 대응 관련 정부 대응 설명하는 조규홍 복지부 장관 / 사진=연합뉴스

정부가 필수의료 분야에 대한 보상을 늘리기 위해 현행 수가(酬價·의료행위에 지불하는 대가) 제도를 전면 개편합니다.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오늘(18일)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 주재로 회의를 열고 이렇게 결정했습니다.

정부는 행위별 수가 제도의 한계를 극복하고, 건강보험의 지속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상대가치 수가 제도를 개편한다는 방침입니다.

우리나라 수가제도는 모든 개별 의료행위마다 단가를 정해 지불하는 '행위별 수가제'를 근간으로 합니다.

복지부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가운데 행위별 수가가 전체 건강보험 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높습니다.

행위별 수가제도는 의료행위를 많이 할수록 수익이 늘어나기 때문에 치료 결과보다는 각종 검사와 처치 등 행위를 늘리는 데 집중하게 돼, 치료 성과나 의료비 지출 증가를 제대로 제어하지 못하는 단점이 있습니다.

경증 환자를 많이 진료하면 할수록 더 많은 수가를 받게 돼 '과잉진료'를 초래하지만, 정작 중증환자 치료나 수술 등은 제대로 보상받지 못한다는 얘기입니다.

박민수 복지부 제2차관은 "행위별 수가제도의 단점을 극복하고 건강보험의 지속가능성을 높이도록 지불제도를 가치 기반으로 혁신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정부는 우선 현행 상대가치 수가제도를 개편해 신속하게 '상대가치 점수'를 재조정하기로 했습니다.

상대가치 점수란 행위별 수가의 기본이 되는 '의료 행위별 가격'을 뜻합니다.

크게 수술·입원·처치·영상·검사 등 5가지 분야로 구분할 수 있는데, 수술과 입원, 처치는 저평가된 반면 영상이나 검사 분야는 고평가돼있습니다.

박 차관은 "상대가치 점수 결정의 핵심인 업무량 산정의 권한을 의사협회가 위임받았으나, 내부 조정에 실패하면서 진료 과목 간 불균형이 심화했다"며 "상대가치 개편 주기도 5∼7년으로 길어 그간 의료 환경의 변화를 신속하게 반영하지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정부는 앞으로 상대가치 개편 주기를 2년으로 줄이고, 이후 연 단위 상시 조정체계로 전환할 방침입니다.

박 차관은 "상대가치 제도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고 있는 의사 대기시간, 업무 난이도, 위험도 등 필수의료의

특성을 반영하고, 소아·분만 등 저출산으로 인한 저수익 분야의 사후보상제도 등으로 필수의료 분야를 제대로 보상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행위량보다는 최종적인 건강 결과나 통합적인 건강관리 등에 대해 보상하는 성과·가치 기반의 지불제도를 적극적으로 도입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윤도진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doloopp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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