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보의·군의관 투입 역부족…전공의 복귀 움직임 없어
↑ '의대 교수 집단사직 결의' 기자회견장 / 사진=연합뉴스 |
전국 의과대학 교수들이 오는 25일부터 사직서를 제출하기로 뜻을 모았고, 사직에 찬성한다는 의대별 자체 설문조사 결과도 속속 확인됐습니다.
전공의들 이탈에 따라 공보의와 군의관 등이 상급종합병원 등에 투입됐지만, 의료 현장의 공백을 채우기엔 역부족입니다.
오늘(16일) 강원대 의대 교수 비상대책위원회에 따르면 정부가 대화의 장으로 나오지 않을 경우 사직까지 불사한다는 데 뜻을 모았습니다.
어제(15일) 교수 183명은 긴급 설문에서 148명(80.9%)이 응했으며 이 중 96.6%가 '정부의 2000명 의대 정원 증원 결정이 합리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했습니다.
'정부가 협상의 자리로 나오지 않는다면 개별적 사직서 제출에 동의한다'고 답한 교수는 73.5%였습니다.
울산대의대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도 지난 7일 모든 교원이 자발적으로 사직서를 제출하기로 뜻을 모았습니다.
비대위는 교원들로부터 사직서를 취합하고, 오는 25일 이후 논의를 거쳐 사직서를 전달할 예정입니다.
충남대 의대·충남대병원·세종충남대병원 교수 비상대책위원회는 지난 7∼8일 전체 교수(373명) 대상으로 '겸직해제·사직서 제출 등 행동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느냐'는 설문을 했고, 응답자 316명 중 93%(294명)가 찬성했습니다.
건양대의료원 비대위도 지난 13∼14일 교수 142명을 대상으로 '사직 등 적극적인 행동에 찬성하느냐'는 질문에 응답자 120명 중 92명(76.7%)이 동의했습니다.
아주대 의대, 전북대 의대, 원광대 의대 교수들도 같은 취지의 설문조사를 통해 77.7∼97.1%의 비율로 '사직서 제출 등 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동아대 의대 교수협의회, 충북대 의대·충북대병원 비상대책위원회, 전남대 의대 교수회는 사직 여부 설문조사를 하고 있습니다.
부산대 의대 교수협의회는 다음 주 설문조사를 실시해 교수 개개인에게 사직 여부를 묻고 구체적인 사직 시일과 방식을 결정할 예정입니다.
교수협의회 측은 "교수들이 사직에 전반적으로 동의했으며 개개인에게 의사를 물을 예정"이라며 "다음 주 중 현 사태에 대해 입장을 표명하는 성명서도 낼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 대학병원 내 세탁된 가운 / 사진=연합뉴스 |
경기 의정부성모병원은 전공의와 인턴 60명 전원이 이탈해 진료과는 외래를 제한했고 수술실과 병상 가동도 절반 정도로 줄였습니다.
고양시의 명지병원, 건보공단 일산병원, 동국대병원, 국립암센터 등 6개 병원에서는 전공의 509명 중 494명이 이탈했는데, 최근 1명이 복귀해 현재 16명이 근무 중입니다.
고양시에는 최근 2주 동안 수술 지연 5건과 검사 거부 1건 등 총 6건의 피해 신고가 접수됐습니다.
인천시는 어제(15일) 오후 4시 기준 수련병원 11곳에 근무하는 전공의 540명 가운데 471명이 사직서를 냈고 실제 근무하지 않는 전공의는 365명입니다.
인하대병원에는 군의관 1명과 공보의 4명이 긴급 투입됐지만 의료 공백을 메우기에는 역부족입니다.
인천 지역 병상 가동률도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사태 초기 80%대였던 인천 상급종합병원 3곳의 병상 가동률은 지난 14일 기준 57.5%에 그쳤습니다. 또 종합병원 15곳은 76.8%, 공공의료기관 5곳은 64.2% 수준입니다.
충북 유일 상급 종합병원인 충북대병원에선 전체 의사의 절반 가량인 전공의 149명이 복귀하지 않고 있습니다.
군의관 1명과 공보의 8명이 투입됐지만, 진료 차질을 줄이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이 병원 하루 평균 수술 건수는 평소에 비해 50%가량 줄었고 입원 병상 가동률도 40%대에서 회복되지 않고 있습니다.
↑ 의대 강의실 / 사진=연합뉴스 |
의대 캠퍼스도 썰렁하긴 마찬가지입니다.
인하대 의대의 경우 신입생 52명을 제외한 재학생 252명 중 238명이 휴학계를 냈고, 전공수업에 한해 이번 달 말까지 휴강할 계획입니
충북대 의예과 학생 90여명은 개강일이던 지난 4일부터 수업을 거부하고 있으며, 다음 달 5일까지 나오지 않으면 유급 처리됩니다.
최중국 충북대 의대 교수회장은 "강의실에 복귀하도록 학생들을 설득하고 있는데, 돌아오지 않겠다는 입장이 완고하다"고 분위기를 전했습니다.
[강혜원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ssugykkang@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