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과 SNS에 자해 행위와 관련된 게시물이 넘쳐나고 있습니다.
청소년들이 무차별로 노출된 자해 경험을 또래들과 공유할 수 있는데도 뾰족한 대응책마저 없는 실정이라고 합니다.
장동건 기자의 보도입니다.
【 기자 】
청소년 정신건강 활동가 20살 이신희 씨는 초등학교 때 처음 자해를 경험했습니다.
인터넷 게시물을 접한 뒤 도구를 사용하는 것으로 강도가 심해졌고, SNS에선 방법을 공유하거나 알려주는 이들도 있었습니다.
▶ 인터뷰 : 이신희 / 멘탈헬스코리아 청소년 정신건강 활동가
- "베개로 숨을 못 쉬게 하는 이런 식이었는데 그때 (SNS를 통해) 방법을 알게 되면서 스펙트럼이 넓어졌던 계기였던 것 같아요."
MBN 취재진이 유명 SNS와 커뮤니티 사이트에 자해 관련 키워드를 검색해봤습니다.
어느 신체부위에 자해하는 게 좋을지 묻는 글에는 다양한 경험을 공유하는 댓글이 달립니다.
자해 장면이나 흉터 등을 담은 게시물을 쉽게 찾을 수 있는데 별도의 성인 인증 없이도 접근할 수 있어 청소년에게도 무차별 노출됩니다.
▶ 인터뷰 : A 양 / 중학생
- "뭔가 그걸 봤을 때 제 친구들이 따라할 수도 있고 그런 위험도 있기 때문에…. 없어지면 좋겠어요."
▶ 스탠딩 : 장동건 / 기자
- "하지만 자해 관련 정보는 현행법상 '유해 정보'로만 분류돼 SNS나 커뮤니티 사이트의 자율 규제에 맡기고 있는 실정입니다."
신고를 통해 삭제까지 가능한 '자살 유발정보'와는 다른 상황인 겁니다.
온라인에서 자살 동반자를 모집하거나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하는 등의 자살 유발정보는 지난해 30만여 건이 신고됐는데, 삭제된 건 3분의 1에 불과합니다.
▶ 인터뷰 : 이은진 / 수원대학교 사회복지대학원 교수
- "자해 또한 강제로 삭제할 수 있는 제도적인 장치도 필요할 것 같고요. (자해 관련 검색 시) 아이들한테 용이한 문자 상담과 관련된 연락처를 게시하면 도움이 되지 않을까…."
'누군가의 도움을 받고 싶다'는 또 다른 표현이기도 한 자해,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다면 109에 전화를 하거나 애플리케이션 '다 들어줄 개'를 통해 상담받을 수 있습니다.
MBN뉴스 장동건입니다.[notactor@mk.co.kr]
영상취재 : 이성민·김민호 기자
영상편집 : 김미현
그래픽 : 송지수
취재협조 : 멘탈헬스코리아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청소년 전화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앱,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