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걷다가 쓰레기 버릴 곳찾기가 정말 쉽지 않습니다.
쓰레기 종량제가 시작되고, 시민들이 집 쓰레기를 길거리 휴지통에다 내다버리면서 아예 쓰레기통 자체를 없애버렸기 때문인데요.
서울시가 30년 만에 정책 방향을 바꿨습니다.
그동안 시민의식도 크게 바뀌었다는 믿음이 바닥에 깔린 거겠죠?
다음 달부터 서울 종로와 을지로를 시작으로 새 쓰레기통을 만날 수 있습니다.
이서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이른 아침 서울 홍대 앞입니다.
닭 꼬치를 먹던 한 외국인이 은박지와 막대를 그대로 땅에 버립니다.
골목마다 종이컵과 먹다 버린 꼬치, 담뱃갑이 그득합니다.
무언가 얹을 곳만 보이면 플라스틱 커피컵은 줄을 섭니다.
마땅한 쓰레기통이 없으니, 앞서 누군가 먼저 버린 곳에 덩달아 얹어놓은 겁니다.
▶ 인터뷰 : 이정민 / 경기 미사동
- "사람들이 군중심리라는 게 있어서 나도 버려도 된다는 생각이 들고요, 쓰레기통이 많이 만들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서울시 쓰레기통은 지난해 기준 4,900개.
20년 전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에 불과합니다.
1995년 쓰레기 종량제가 시행되면서 공공쓰레기통을 계속 줄여나갔기 때문입니다.
서울시가 30년 만에 쓰레기통 수를 확 늘리는 쪽으로 정책을 바꾸기로 했습니다.
색상도 모양도 예뻐집니다.
초록색에 돔 형태 개방형 덮개를 달았습니다.
▶ 스탠딩 : 이서영 / 기자
- "이 쓰레기통 용량은 총 100리터입니다. 또 커피 컵 같은 생활 쓰레기를 놓을 수 없도록 디자인적 요소를 가미했습니다."
다음 달 종로구 8곳을 시작으로 중구와 동대문 등 모두 30개가 새로 설치됩니다.
올해 말까지 6,500개.
내년에는 7,500개로 늘어납니다.
길거리 쓰레기통 주변이 다시 엉망이 되지 않을 거라는 믿음을 전제로한 정책입니다.
MBN뉴스 이서영입니다. [lee.seoyoung@mbn.co.kr]
영상취재 : 정재성 기자·현기혁 VJ
영상편집 : 오혜진
그래픽 : 정민정·박민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