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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단체, 의대교수에 "환자에게도 애정…이탈은 사형선고"

기사입력 2024-03-13 18:23 l 최종수정 2024-03-13 18:32
"환자의 곁을 지키며 치료하는 의사의 책무는 여러분들이 택한 막중한 사명"
"의료 현장으로 돌아오게 단호한 조치를 취했어야 했다"

한국중증질환연합회, 의대 교수 의료현장 이탈 중단 촉구 기자회견 / 사진=연합뉴스
↑ 한국중증질환연합회, 의대 교수 의료현장 이탈 중단 촉구 기자회견 / 사진=연합뉴스

전공의에 이어 전국 의대 교수들이 잇따라 사직을 예고하자 중증환자단체가 교수들을 향해 "1명이라도 의료 현장을 이탈하는 것은 사형선고"라며 "제자에게처럼 환자에게도 애정을 가져 달라"고 호소했습니다.

오늘(13일) 한국암환자권익협의회 등 7개 단체로 구성된 한국중증질환연합회는 "(의대 교수들이) 제안이 수용되지 않으면 전공의들과 함께 옷을 벗겠다고 하며 사태의 장기화를 암시하는 듯한 태도를 보이는 것에 개탄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교수들에게 "환자를 버리고 의료현장을 떠난 제자들에게 '환자만큼은 지키며 싸워야 한다'는 철학을 몸소 보이는 양식 있는 학자로서의 모습"을 요구했습니다.

이어 "교수협의회에서 전공의와 의대생들에게 돌아오라고 의사를 표명해 달라"고 호소했습니다.

연합회는 서울대 의대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가 전날 "의대 정원 관련 협의체를 구성하고 1년 뒤 의대 증원을 결정하자"고 제안한 데 대해서는 "의료계의 주장만 담은 협상으로 정부가 들어줄 것 같지 않다. 실현 가능한 대안을 마련해달라"고 요구했습니다.

이들은 "1년 후 조사·통계 자료에 따라 의대 증원이 결정되면 그때는 집단행동을 하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을 국민에게 줄 수 있느냐"고 반문하며 "현장에 복귀라도 하고 제안했다면 모를까, 환자 목숨을 담보로 잡아 놓고 전혀 신뢰를 주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또 "전공의의 열악한 처우는 병원 안에서 벌어진 착취인데, 왜 병원 측에 요구하지 않고 국민을 볼모로 비윤리적인 사태를 길게 끌고 가는지 의문"이라고 말했습니다.

환자들은 정부에도 "역할이 없고 공염불만 외우고 있다"며 "어떠한 방법을 강구해서라도 처음부터 집단행동을 저지하고 의사들이 의료 현장으로 돌아오도록 단호한 조치를 취했어야 했다"고 질타했습니다.

호소문을 발표하는 한국폐암환우회 / 사진=연합뉴스
↑ 호소문을 발표하는 한국폐암환우회 / 사진=연합뉴스


의대 증원을 두고 정부와 의료계의 강대강 대치가 길어지며 환자들은 연일 괴로움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이날 한국폐암환우회는 대한의사협회 회관 앞에서 "나는 환자의 건강을 가장 우선적으로 배려하겠다"는 '제네바 선언'의 문장이 적힌 현수막을 들고 의료공백 사태 해결을 호소했습니다.

제네바 선언은 일반적으로는 '히포크라테스 선서'로 알려져 있으며 의사들이 지켜야 할 윤리를 담고 있습니다.

이건주 한국폐암환우회 회장은 "협상 조건의 옳고 그름을 떠나 환자들은 '골든타임'을 놓치기 전에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젊은 전공의들에게 "환자의 곁을 지키며 치료를 해야 하는 의사의 책무는 여러분들이 택한 막중한 사명"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들의 선배 의사들에게는 "전공의들을 협상의 자리로 인도하는 사회 지도자의 경륜을 보여 달라"고 호소했습니다.

이 회장은 윤석열 대통령과 정부에 "정부는 국민의 고통에 책임을 져야 한다"며 "폭넓게 의견을 수렴해 의료진을 설득하고 국민적 합의를 끌어낼 것"을 주문했습니다.

[박연수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younsu45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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