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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nd Dining] 잊을 수 없는 한국인의 맛 DNA

기사입력 2024-03-08 15:56

오늘 뭐 먹을까? 이 한마디로 시작되는 고민의 쳇바퀴 속에서도 언제나 랭킹 5안에 드는 메뉴들이 있다. 언제 먹어도 맛있고, 어제 먹고 오늘 또 먹어도 질리지 않는 한국인의 DNA 속 깊숙하게 자리 잡은 메뉴들을 찾아서.
매일 먹어도 언제나 옳은 자장면의 비밀
인천 ‘신승반점’
1900년대 초반 인천에 입성한 자장면의 역사를 거슬러 오르다 보면 신승반점이 있다. 3대에 걸쳐 내려온 이곳은 현재 손녀가 운영하며 매일 웨이팅을 세우는 인천 차이나타운의 터줏대감이다. 대표 메뉴인 ‘유니 자장면’의 진한 엑기스 자장소스는 몇 번의 젓가락질로 쫄깃한 면과 금세 어우러져 입안에 깊은 풍미를 준다. 자장을 먹으면 늘 궁금한 짬뽕. 신승반점에선 얼큰하고 시원한 국물 맛에 계란이 풀어 있는 옛날식 짬뽕이 특징이다. 느끼한 고추 기름이 적고 국물이 담백해 밥을 말아먹는 것을 추천한다. 해산물이 추가되거나, 전복을 더한 메뉴들이 다양하다.
또 하나의 인기 메뉴는 탕수육이다. 꿔바로우 스타일 큰 사이즈 고기튀김은 소스가 범벅이 되어 나오지만, 식사를 다 마칠 때까지 바삭한 튀김의 맛을 느낄 수 있는 내공의 맛을 자랑한다. 찹쌀을 넣어 쫀득함이 일품. 자장면과 어우러질 매콤한 맛을 좋아한다면 사천 탕수육과의 궁합이 좋다.
‘신승반점’
↑ ‘신승반점’
한 번 먹으면 바로 단골각
양재동 ‘영동족발’
서울 3대 족발이라 불리는 양재동 족발 전문 식당. 좁은 골목에 본점을 시작으로 3호점까지 영동 족발식당들이 줄지어 있다. 오픈 당시인 1980년대 초반, 손님이 갑자기 많아져 식히지도 못한 족발이 손님상에 서빙되면서 오히려 그 따끈한 온족발로 인기몰이를 하게 되었다고. 적당하게 온기가 있는 족발은 겉은 찰지고 살은 부드러워 식감이 먹기 좋을 뿐 아니라, 온기에 양념의 맛과 향이 더해져 감칠맛이 배가된다.
잡내 없이 깔끔하고 야들야들한 족발은 싱싱한 상추쌈에 마늘 한 쪽을 넣어 먹어도 좋지만, 새콤달콤 쟁반막국수에 돌돌 말아 한 입 가득 먹는 그 맛이 기가 막히다. 술 한잔하며 곁들이기 좋은 메뉴로 해물파전, 순두부찌개도 있다.
‘영동족발’
↑ ‘영동족발’
맛있게 매운 빨간 맛의 추억
종로 ‘서린낙지’
1959년에 개업에 3대째 내려오는 서린낙지는 종로 르메이에르 건물 2층에 자리를 옮겨 여전히 추억을 지켜준다. 빨간 양념이 먹음직스러운 낙지볶음은 보슬보슬한 쌀밥에 얹어 먹는 맛도 좋지만, 서린낙지의 진수는 콩나물 한 가득 넣은 불판에 매콤한 낙지 양념을 붓고 베이컨과 소시지를 푸짐하게 넣어 자작하게 볶는 그 마성의 맛이 아닐까.
끓일수록 더 맛있어지니 일행들과 함께라면 두런두런 이야기하다 맛있게 졸은 자작한 양념에 참기름 둘러 먹는 볶음밥의 풀코스를 놓치지 말도록 하자. 수십 년이 지나도 가끔, 아니 자주 생각나는 맛이다.
‘서린낙지’
↑ ‘서린낙지’
[글과 사진 최유진]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920호(24.3.12)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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