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사와 직접적인 연관이 없는 이미지. / 사진 = 게티이미지뱅크 |
구인난에 시달리고 있는 일본 기업들이 신입사원의 채용 절차에서 부모에게 먼저 허락을 구하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지난 27일 NHK 현지 언론에 따르면 최근 일본 기업들이 대졸 신입사원 채용 과정에서 입사 예정자의 부모에게 허락을 구하는 절차가 빠르게 확산하고 있습니다.
지원자에게 입사 내정을 내릴 때 어머니나 아버지에게 "자녀를 채용해도 되겠느냐”며 사전 허락을 구한다는 것입니다.
일본에서는 이를 표현하는 신조어까지 등장했습니다. '부모'란 뜻의 '오야'와 ‘확인’을 의미하는 '가쿠’'를 합친 '오야카쿠'입니다. '오야가쿠'의 방법은 다양한데, 전화를 통해 동의하거나 또는 입사 서약서 등의 문서에 보호자의 서명을 남기면 됩니다.
채용시장 내 부모의 입김이 세지면서 '오야카쿠'와 더불어 학부모를 위한 오리엔테이션, '오야오리(Oyaori)를 도입하는 기업들도 늘고 있습니다.
지난해 12월 오사카의 한 IT 기업은 입사 예정자의 부모를 초청해 입사 설명회를 개최했습니다. 이 입사 설명회에는 입사 예정자 5명과 학부모 8명이 참석했습니다.
해당 회사는 직원들이 한창 일하는 시간인 평일 저녁을 골라 입사설명회를 열었습니다. 부모들이 설명회 후 실제 근무 현장을 둘러볼 수 있도록 '오피스 투어'를 진행하고, 선배와의 친목회도 개최했습니다.
회사 측은 "학생들이 취직할 기업을 선택할 때 부모의 의견을 중시하기 때문에 이 같은 행사를 열었다"고 밝혔습니다.
지난달 일본 취업 정보 사이트 '마이내비'가 2024년도 1월 취업을 앞둔 일본 대학생·대학원생 학부모 851명을 조사한 결과 52%가 '자녀가 합격한 기업에서 채용 허락을 구하는 연락을 받았다'고 답했습니다. 이는 6년 전보다 약 35% 포인트 오른 수치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회사를 정했을 때의 상담 상대를 묻는 설문조사에서는 응답자의 61.9%가 부모와 상담한다고 응답했습니다. 이에 '마이내비'의 연구원은 저출산 고령화로 대학생 인구가 감소해 구인 경쟁이 한층 격화되었다"며 "앞으로도 오야카쿠에 임하는 기업은 늘어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또 다른 인재 컨설팅 회사 측은 "구인난 속에서 내정자가 채용 후 사직하는 것을 막기 위해 사전에 부모에게 정보를 제공하고 동의를 얻는 기업
하지만 이에 당황한 취업준비생도 있었습니다. 한 취업준비생은 "스스로 무엇을 하고 싶은지 판단하에 구직 활동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부모의 의향이 상관없다고 생각했다. 기업이 부모에게 전화했을 때 기업의 의도를 몰라서 조금 당황했다"고 인터뷰했습니다.
[윤도진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dolooppy@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