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에는 일제 치하에서 독립을 위해 싸우다 순국한 선열들의 자취가 곳곳에 자리 잡고 있는데요.
하지만 관리가 부실하거나 표시조차 안 돼 있어 사람들의 기억에서 점차 멀어지는 있습니다.
이한나 기자가 현장 다녀왔습니다.
【 기자 】
서울 종로구 효제동의 골목길에 쓰레기가 쌓여 있습니다.
평범한 주택가로 보이지만 실은 독립운동가 김상옥 의사가 지난 1923년 일본군 1천여 명과 숨지기 전까지 총격전을 이어간 곳입니다.
최근까지 서울시는 서울지하철 1호선 종각역에 김 의사 의거 터 표석을 이미 설치했기 때문에, 추가 표석은 어렵다는 입장이었습니다.
▶ 인터뷰 : 김세원 / 김상옥 의사 외손자
- "역사적인 현장이 사라지기 전에 뭔가 현명하게 보존해야 할 텐데 안타까움, 이러한 것들을 좀 호소드리고 싶습니다."
만해 한용운 선생이 서울 성북구에서 살던 집, '심우장'도 지자체의 무관심으로 부실하게 관리되고 있습니다.
▶ 스탠딩 : 이한나 / 기자
- "이곳은 한용운 선생이 살던 곳으로 올라가는 유일한 통행로입니다. 보시는 것처럼 잘려진 나뭇가지와 폐기물 등이 경사면에 아슬아슬하게 쌓여 있습니다."
목조 건물에 달린 화재감지기도 정상 작동하지 않아 화재 위험에 노출된 상태입니다.
▶ 인터뷰 : 성북구청 관계자
- "(화재 감지기) 작동이 잘 안 돼서 지금 교체하려고 하고 있어요."
서울시가 3.1운동 100주년을 기념해 만든 '독립운동가 정류장'도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독립운동가 안내문이 훼손됐거나, 아예 없는 곳도 곳곳에서 발견됐습니다.
▶ 인터뷰 : 조승빈 / 서울 효제동
- "(글씨가) 커 가지고 튀어나오게 해야 사람들이 보고 알지, 난 전혀 모르겠더라고요."
서울시가 해당 사업을 시행한 지 5년이 지났지만 정작 지금은 관리 주체가 없습니다.
▶ 인터뷰 : 서울시청 관계자
- "그거(정류장)에 대해서는 관리를 하고 있진 않아요. 당시 그 사업 자체를 결정하고, 저희 과에서 한 게 맞는데."
3·1절이 올해로 105주년을 맞는 가운데 독립운동가의 희생과 헌신을 기리기 위한 사업의 재정비가 시급해 보입니다.
MBN뉴스 이한나입니다.
[lee.hanna@mbn.co.kr]
영상취재: 김진성 기자
영상편집: 이유진
그래픽: 박경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