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2년 집으로 가던 9살 소년이 학교 앞에서 음주운전 차량에 치여 사망한 '강남 스쿨존 사망사고'를 기억하십니까.
오늘(29일) 대법원이 운전자의 징역 5년 형을 확정했는데 유족은 공탁금을 이용해 감형을 받은 것이라며, 너무 적은 형량에 오열했습니다.
홍지호 기자의 보도입니다.
【 기자 】
9살 이 모 군이 학교 앞에서 교통사고를 당한 건 지난 2022년 12월이었습니다.
운전자인 고 모 씨는 사고를 내고 현장을 벗어났다 1분 정도 만에 다시 돌아왔고, 당시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취소수준이었습니다.
고 씨는 도주 치사와 어린이보호구역 치사, 위험운전 치사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됐습니다.
1심 법원은 어린이보호구역에서 사고를 내고 위험운전을 한 혐의를 각각의 범죄로 보고 징역 7년을 선고했습니다.
하지만, 곧바로 현장으로 돌아온 점 등을 이유로 도주치사죄는 무죄로 판단했습니다.
항소심은 여러 종류의 과실이 합쳐져 하나의 교통사고를 낸 것이라며 징역 5년으로 감형을 결정했습니다.
고 씨가 법원에 낸 5억 원의 공탁금 역시 피해자 측의 의지와는 관계없이 매우 제한적이지만, 감형 요소로 참작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대법원도 이런 판결에 잘못이 없었다고 보며 5년 형은 확정됐습니다.
이번 사건의 양형 기준에 따른 어린이보호구역 음주운전 사망 사고의 권고 형량은 2년에서 5년인데, 딱 최대치만큼만 인정된 겁니다.
선고를 마친 유족은 고 씨의 공탁이 양형에 반영된 것에 항의하며 눈물을 흘렸습니다.
▶ 인터뷰 : 피해 아동 아버지
- "대낮에 음주운전하여 하나밖에 없는 아들을 학교 후문 바로 앞에서 하늘나라로 보낸 자가 고작 5년 형량을 받는 것이 진정 정의입니까."
스쿨존에서 음주 운전을 해 어린 아이를 치여 숨지게 한 고 씨는 검찰이 최초 구형한 징역 20년의 4분의 1밖에 되지 않는 형만 살게 됐습니다.
MBN뉴스 홍지호입니다. [jihohong10@mbn.co.kr]
영상취재 : 한영광 기자
영상편집 : 최형찬
그래픽 : 강수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