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중국 비밀 경찰서' 의혹이 제기됐던 서울의 한 중식당 실소유주에 대해 압수수색을 벌였습니다.
중국이 식당을 위장 운영하며 우리나라로 도피한 반체제 인사를 잡아들였는지, 핵심 의혹이 밝혀질 수 있을지 주목되는데요.
전민석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지난 2022년 말 중국 정부의 비밀 경찰서로 운영됐다는 의혹을 받았던 중식당 동방명주입니다.
문을 닫은 지 1년이 넘어 건물 곳곳이 부서졌는데, 오늘(27일)부터 내부 집기류 등이 옮겨지는 모습이 포착됐습니다.
경찰이 실소유주인 왕하이쥔 씨를 강제 수사한 사실이 알려진 직후입니다.
▶ 인터뷰 : 식당 건물 관리인
- "어제(26일) 왔다 갔어요, 왕하이쥔 씨는."
- "(어제요?) 네."
경찰은 지난 22일 왕 씨가 우리나라로 입국한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공항에서 붙잡아 소지품을 압수했습니다.
같은 날 왕 씨의 자택과 왕 씨가 운영하는 서울 여의도의 미디어업체 사무실 등도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됐습니다.
▶ 스탠딩 : 전민석 / 기자
- "왕 씨가 운영한 것으로 알려진 미디어회사 사무실에는 중국 관영방송 CCTV 간판이 함께 붙어 있습니다. 이 때문에 긴밀한 관계라는 의심도 받고 있습니다."
왕 씨가 운영하던 업체들은 심각한 경영난을 겪으면서도 10년 넘게 운영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왕 씨에게 일단 업무상 횡령 혐의를 적용한 경찰은 왕 씨가 중국 정부의 자금으로 회사와 식당을 운영한 건 아닌지 의심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지난해 국가정보원은 "동방명주가 국내 중국인의 국외 이송을 지원하는 등 일부 영사 역할을 했다"고 판단했습니다.
경찰이 중국 자금이 들어온 사실을 확인할 경우 중식당으로 위장해 우리나라로 도피한 반체제 인사를 강제 송환했다는 의혹도 수사 대상에 포함될 것으로 보입니다.
경찰은 왕 씨와 주변 인물에 대해 출국 정지 조치를 내리고, 포착된 다른 혐의에 대해서도 내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MBN 취재진은 왕 씨측의 입장을 묻기 위해 여러차례 연락했지만 답을 받을 수 없었습니다.
MBN뉴스 전민석입니다. [janmn@mbn.co.kr]
영상취재 : 안지훈 기자
영상편집 : 이동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