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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제의 마지막 숨결' 사비서 칠피갑옷 출토…공주 이어 두 번째

기사입력 2024-02-27 10:45 l 최종수정 2024-02-27 10:57

2호 구덩이에서 나온 칠피갑옷 세부 모습 / 사진=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 제공
↑ 2호 구덩이에서 나온 칠피갑옷 세부 모습 / 사진=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 제공

백제의 후반기(538~660) 수도인 사비의 왕궁터로 거론되는 충남 부여 관북리 유적에서 옻칠한 갑옷의 흔적이 확인됐습니다.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는 오늘(27일) "관북리 유적 내 왕궁 시설로 추정되는 건물터 일대를 발굴 조사한 결과, 6곳의 구덩이에서 칠피갑옷 조각과 갑옷의 흔적을 찾아냈다"고 밝혔습니다.

칠피갑옷은 옻칠한 가죽을 이어 붙여 만든 갑옷을 뜻합니다.

백제 문화권에서 칠피갑옷이 출토된 것은 2011년 공주 공산성 이후 두 번째입니다.

갑옷 흔적은 왕궁 안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으리라 여겨지는 건물 주변을 조사하던 중 발견됐습니다.

1호 건물지 주변의 유물 출토 위치. / 사진=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 제공
↑ 1호 건물지 주변의 유물 출토 위치. / 사진=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 제공


중심 건물의 주변을 둘러싸도록 만드는 긴 건물인 장랑식(長廊式) 건물로 추정되는 일대를 살펴본 결과, 30m 범위 안에 있는 구덩이에서 갑옷 조각 등이 나왔습니다. 장랑식 건물은 궁궐이나 사찰에서 자주 볼 수 있습니다.

연구소 관계자는 "처음에는 매우 얇은 조각 일부만 노출돼 갑옷으로 단정할 수 없었으나, 이후 모서리를 둥글게 만든 사각형의 미늘(갑옷 개별 단위)과 이를 연결한 원형 구멍을 확인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칠피갑옷이 출토됐을 당시 모습. / 사진=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 제공
↑ 칠피갑옷이 출토됐을 당시 모습. / 사진=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 제공


특히 2호로 명명된 구덩이에서는 비교적 상태가 양호한 갑옷 조각이 발견됐습니다.

주변엔 말 안장 부속품으로 발을 받칠 수 있는 등자가 출토됐고, 다른 구덩이에서는 말의 아래턱

뼈로 추정되는 동물의 유체도 확인됐습니다. 연구진들은 2호의 갑옷은 말 갑옷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다른 구덩이에서 나온 갑옷 조각과 미늘도 분석한 결과, 일부는 사람이 입은 갑옷일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현재 유적 일대에서는 16차 발굴 조사가 진행 중입니다.

[김혜균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kimcatfish@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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