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 게티이미지뱅크 |
"(휴대전화 사용 시간을 확인해 보니) 대략 11시간 정도 나오는 것 같아요."
최근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그룹 AOA 출신 배우 설현이 '숏폼' 시청에 중독되었다고 밝히며 한 말입니다.
설현은 이날 집안 곳곳에 휴대폰 거치대를 설치해 두고 양치를 하거나, 화장을 할 때도 핸드폰 속 화면에서 눈을 떼지 못했습니다.
외출에 나설 때는 자가용 대신 대중교통을 이용했습니다. 설현은 "운전할 때 다른 걸 못하지 않나"며 "대중교통을 타면 숏폼을 볼 수 있어서 좋은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숏폼은 유튜브나 인스타그램 등에서 볼 수 있는 1분 이내의 짧은 영상을 말하는데요.
일상을 보여주는 브이로그부터 제품 추천, 예능까지 다양한 소재를 짧게 가공해 제공합니다.
젊은 세대 사이에서 폭발적인 인기지만, 중장년층으로도 점차 이용자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한국리서치가 지난해 12월 전국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발표한 '숏폼 콘텐츠 이용 현황과 인식 그리고 규제 필요성'에 따르면 응답자의 83%가 숏폼 콘텐츠를 알고 있으며, 75%는 숏폼 영상을 시청한 적이 있다고 응답했습니다.
연령대가 낮을수록 숏폼 콘텐츠 이용 비율이 높게 나타났으나, 60대 이상 또한 응답자의 59%가 숏폼 콘텐츠 시청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습니다.
서울 강서구에 사는 60대 주부 A씨는 "하루 일과를 마치고 숏폼을 보다 잠드는 게 습관이 됐다"며 "사고 싶은 물건이 있을 때는 유튜브 쇼츠를 통해 리뷰를 확인한다"고 답했습니다.
이렇듯 숏폼을 쉴 새 없이 계속 보는 '숏폼 중독'을 보고 '도파민 중독'이란 말이 생기기도 했습니다.
뇌가 짜릿한 재미를 느낄 때 분비되는 호르몬인 '도파민'이 짧고 자극적인 숏폼을 볼 때 나오기 때문인데요.
김난도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2024 트렌드 코리아'에서 올해 키워드 중 하나로 도파민과 수집한다는 뜻의 '파밍(Farming)'이 결합된 '도파밍'을 꼽기도 했습니다.
그렇다면 '도파민 중독'이란 신조어까지 만들어낸 숏폼 중독, 사회적인 문제 현상으로 봐야 할까요? MBN은 대화형 인공지능(AI)서비스 챗GPT의 의견을 물어봤습니다.
↑ 사진 = 대화형 인공지능(AI) 서비스 챗GPT 캡처 |
챗GPT는 "숏폼 중독 현상은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단호히 말했습니다.
단시간 안에 많은 정보를 전달하는 형식인 숏폼을 통해 짧은 주의력과 집중력, 빠른 만족감을 원하는 성향이 강화될 수 있다는 겁니다.
챗GPT는 "이러한 패턴은 장기적으로 주의력 부족·스트레스·감정 조절 문제 등을 초래할 수 있다"며 "과도한 숏폼 이용은 깊이 있는 학습이나 이해를 방해할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어 해결 방안을 묻자 "의도적으로 미디어 사용 시간을 제한하고, 주기적으로 디지털 디톡스를 진행하여 전자 기기에서 멀어지는 방법이 있다"고 제안했습니다.
아울러 "심각한 문제로 여겨진다면, 전문가나 상담가의 도움을 통해 해결해 나갈 수 있는 전략을 개발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 에릭 애덤스 뉴욕시장은 현지 시각 14일 기자회견을 통해 틱톡·인스타그램·페이스북·스냅챗·유튜브 등 5개 소셜미디어 플랫폼의 운영업체를 상대로 캘리포니아주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 사진 = 로이터 연합뉴스 |
전 세계적으로 '숏폼 중독'이 화두에 오른 만큼, 미국 뉴욕시는 청소년의 정신건강에 위해를 끼친다는 이유로 '숏폼'의 주요 플랫폼들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습니다.
에릭 애덤스 뉴욕시장은 현지 시각 14일 청소년 건강에 해로운 영향을 끼친 것에 대해 책임을 묻기 위해 틱톡·인스타그램·페이스북·스냅챗·유튜브 등 5개 소셜미디어 플랫폼의 운영업체를 상대로 캘리포니아주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습니다.
뉴욕시는 소셜미디어 기업들이 수익 확대를 위해 의도적으로 중독성 있는 플랫폼을 설계해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한 유해한 알고리즘을 사용했다고 보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이번 소송이 SNS에 대한 제한 없는 접근 및 사용을 공중보건상 위험으로 규정한 뉴욕시 보건·정신건강국 권고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는데요.
애덤스 시장은 "지난 10년간 우리는 온라인 세계가 얼마나 중독이 세고 강력한지 봐왔다"며 "소셜미디어는 아이들에게 유해한 콘텐츠를 끊임없이 노출함으로써 전국의 아이들 정신건강 위기를 조장했다"고 강조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숏폼 시청이 일상에 지장을 줄 정도라면, 이러한 '숏폼 중독'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말합니다.
미국 클리브랜드 클리닉의 어린이 주의 및 학습센터의 임상 책임자인 마이클 매너스는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아이들의 뇌가 끊임없는 변화에 익숙해지면 뇌는 빠르게 움직이지 않는 비디지털 활용에 적응하기 어렵게 된다"고 우려를 표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숏폼 시청이 일상생활에 얼마나 지장을 주는지 자가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독서 및 운동과
그러면서 "잦은 숏폼 시청은 뇌를 망가트리고 노화를 촉진할 수 있다"며 "숏폼을 볼 때 시간을 미리 정해놓고 즐기거나, 디지털 기기를 의도적으로 무시해 뇌에 휴식 시간을 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습니다.
[정다빈 디지털뉴스 기자 chung.dabin@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