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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이터에서 담배연기 마셔요"…금연 안내문도 무용지물

기사입력 2024-02-20 19:00 l 최종수정 2024-02-20 19:57

【 앵커멘트 】
매일 아침 자신의 집 앞에 누군가 피운 담배꽁초가 수북이 쌓여 있다면 어떤 기분일까요?
무분별한 흡연 문화 때문에 아이들까지 피해를 보고 있는 상황이 계속되자, 좀 더 강력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장동건 기자가 현장에 다녀왔습니다.


【 기자 】
서울 신당역 인근의 먹자골목 거리입니다.

전통시장의 분위기를 간직하면서도 최근 특색 있는 카페와 술집 등이 들어서며 이른바 '핫플레이스'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상권이 살아난 것은 반갑지만, 부쩍 늘어난 담배꽁초에 상인들의 시름은 깊어만 갑니다.

▶ 인터뷰 : 주변 상인
- "거리가 하얗게 눈이 와 있는 거 같아요. 여기 주변 사람들이 아침에 매일 청소를 하고 있어요."

▶ 스탠딩 : 장동건 / 기자
- "이곳은 흡연 때문에 민원이 많은 구역입니다. 금연 안내문이 붙어 있지만, 5분 동안 주변에 버려진 담배꽁초를 직접 주워보니 비닐봉지를 가득 채웠습니다."

고층 건물이 들어선 빌딩숲 사이에서도 금연구역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담배를 피우는가 하면,

흡연 부스가 있는데도 버젓이 밖에서 흡연을 하기도 합니다.

아파트 단지 주변 역시 흡연 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놀이터에서 불과 5미터도 안 되는 거리에 흡연구역이 있어 아이들이 담배 연기를 고스란히 마실 수 밖에 없는 겁니다.

- (흡연 장소가 여기뿐인지?)
- "네 없어요. 오직 딱 여기밖에 없어요."

구청에서 흡연구역 주변에 가림막을 설치하고, 인접 도로도 금연구역으로 지정했지만, 거리가 워낙 가까워 무용지물입니다.

▶ 인터뷰 : 김은선 / 아파트 입주민
- "(담배 냄새 때문에) 여기서 놀이를 못 하고 다른 어린이집에 있는 놀이터나 아파트에 있는 놀이터에 가서 놀게 되는 경우가 굉장히 많거든요."

현행법상 유치원과 어린이집 시설 반경 10미터 이내는 금연구역으로 지정되지만, '아파트 놀이터'는 여기에 포함되지 않는 탓입니다.

▶ 인터뷰 : 서울 강서구청 관계자
- "흡연 부스 설치 지침에 맞는 데가 별로 없어요. 예산의 문제도 있기도 하고, 관리 용역도 발생하고요."

현실에 맞도록 제도를 보완하면서, 담배꽁초 무단 투기에 대한 처벌을 더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옵니다.

MBN뉴스 장동건입니다.[notactor@mk.co.kr]

영상취재 : 박준영 기자·김현우 기자
영상편집 : 이주호
그래픽 : 정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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