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와 달리 빌라 전세는 여전히 한겨울입니다.
전세를 구하는 사람이 급감하면서 역전세는 계속되고 경매 물건이 쌓이고 있습니다.
이렇다보니 빌라 공급도 크게 줄고 있는데, 서민들이 사는 빌라시장 자체가 무너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이승훈 기자입니다.
【 기자 】
경기 김포시에 전세로 거주 중인 A 씨는 최근 집주인에게 날벼락 같은 소식을 들었습니다.
재계약을 하지 않겠다고 했더니,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하겠다고 한 겁니다.
이에 A 씨는 결국 주택도시보증공사에 전세보증금 반환을 신청했습니다.
▶ 인터뷰 : A 씨
- "'전세가보다 매매가가 많이 떨어져 가지고 전세금을 돌려주기 힘들 것 같다' 이런 식으로…."
A 씨와 같이 전세보증금 반환을 신청한 건수는 지난 달에만 1천 300여 건, 액수도 3천억 원 가까이 됩니다.
지난해 하반기보다는 다소 줄었지만 여전히 높은 수치입니다.
전세사기가 발생한 지 1년이 넘었지만, 여전히 수요자들이 빌라를 기피하면서 역전세난이 계속되는 겁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는 전세사기가 처음 발생한 서울 화곡동 등을 중심으로 경매 물건도 급증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빌라 기피현상이 심해지면서 인허가 등 공급 물량도 크게 줄고 있다는 점입니다.
지난해 인허가를 받은 주택 38만여 가구 중 88%인 34만 가구가 아파트였고, 빌라 등 다세대주택은 8천여 가구에 불과했습니다.
▶ 인터뷰(☎) : 유선종 /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
- "시장에서 재고도 소화하지 못하는 상황이니까, (아파트보다) 다가구 또는 다세대 연립 공급되는 이런 인허가가 훨씬 더 많이 준 거죠."
비교적 낮은 가격으로 서민 주거사다리 역할을 했던 빌라 공급이 급감하면서 장기적으로 서민주거가 불안정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됩니다.
MBN뉴스 이승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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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 현기혁 VJ
영상편집 : 김경준
그래픽 : 이새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