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 지속적인 살해 협박에 방검복 입고 출근한 교사

구체적인 살해 협박 언급…"촉법이라 괜찮다"
흡연지도 중 반발하자 소매 잡아끌어…아동학대 고소

↑ 방검복 입고 출근한 교사 / 사진=전북교사노조 제공

학생들의 지속적인 살해 협박을 받은 한 고등학교 교사가 '방검복'까지 입고 출근하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오늘(17일) 전북교사노조는 전북 지역 한 고등학교에 근무 중인 A교사가 지난 2년간 일부 학생들로부터 지속적인 살해협박을 받았다고 전했습니다.

이 학생들은 불성실한 수업태도 등을 꾸짖는 해당 교사에게 불만을 품고 "반드시 죽여 버리겠다" 등 발언을 서슴지 않게 해 온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A교사는 조롱쯤으로 여겨 들었지만 협박이 여러 차례 반복되고 이후 다른 학생들로부터 "칼로 목을 찌르면 한 번에 간다. 촉법이라 괜찮다" 등 구체적인 방식 등을 들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사실을 알게 된 A교사는 한동안 방검복을 입고 학교에 출근했습니다.

학교 교권보호위원회에 이 같은 사실을 알렸지만, 학생들이 A교사에게 사과하고 싶어 한다는 이유로 '출석 정지' 권고 조치에 그쳤습니다.

되레 일부 가해 학생과 보호자는 교보위 처분에 불복하고 행정심판을 제기했다고 노조 측은 주장했습니다.

A교사는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아 6개월 이상의 병가를 권고하는 정신과 진단을 받았지만 학교 측은 특별휴가와 병가를 받지 않았습니다.

또 학교 측으로부터 교권침해 학생들과의 분리 조치 등 2차 가해 예방을 위한 조치도 제대로 시행되지 않았다고 전했습니다.

현재 A교사는 가해 학생 2명에 대해 민·형사상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가해 학생과 보호자들도 지난 1월 A교사를 아동학대 혐의로 고소했습니다.

이들은 2년 전 A교사가 흡연지도를 하는 과정에서 학생이 머리를 들이밀며 반발하자 학교로 데려가기 위해 소매 등을 잡아끈 것을 문제 삼아 폭행당했다는 주장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전북교사노조는 성명을 통해 "해당 교사는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아 방검복을 입고 출근하며 6개월 이상의 병가를 권고하는 정신과 진단을 받았음에도 학교장은 사안에 관련된 학생들의 분리 조치 및 교사 보호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노조는 전북특별자치도교육청에 "가해 학생 측이 2년 전에 있었던 훈육 과정을 근거로 해당 교사를 아동학대로 신고했다"며 "신고 내용이 대부분 허위 사실에 기초한 것으로 보아 '보복성' 아동학대 신고라는 의심을 지울 수 없는 상황"으로 교사의 교육활동 보호 강화를 촉구했습니다.

[강혜원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ssugykkang@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