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률 낮고 합격선 낮은 지역인재전형으로 몰릴 것"
↑ 정부가 의과대학 입학정원 확대안을 발표한 6일 오후 서울 시내 한 학원에 의대 입시 홍보 현수막이 걸려있다. / 사진=연합뉴스 |
정부가 내년도 의대 입학정원을 2천 명 파격적으로 늘리기로 한 후폭풍이 대학 입시에 불어닥치고 있습니다.
정부는 비수도권 의대의 지역인재 전형을 60% 이상 확대하기로 했는데, 이에 의대 진학을 위해 '지방 유학'을 떠나는 학생과 학부모가 늘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종로학원은 '의대 정원 2천명 확대'와 '지역인재전형 비중 60% 이상'이라는 조건을 대입하면 의대 지역인재전형 선발 인원이 기존의 1,068명에서 2배가량인 2,018명으로 급증할 것이라고 추산했습니다.
의대 증원을 감안하지 않은 2025학년도 기준으로 지방권 의대 27곳은 전체 모집정원 2,023명의 52.8%인 1,068명을 지역인재전형으로 선발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정부의 '지역인재전형 60% 이상' 조건을 적용하면 지방권 의대의 지역인재전형 인원은 146명 늘어나 기존 1,068명에서 1,214명으로 늘어납니다.
의대 정원이 2천명 확대되는 것을 고려하면, 늘어나는 정원 중 804명이 지역인재전형으로 선발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따라서 기존 정원에서 146명이 늘고, 정원 확대에 따라 804명이 추가로 늘어나게 되면 의대 지역인재전형은 950명 늘어나 총 2,018명이 됩니다.
지역인재전형은 해당 지역에서 고등학교 전 교육과정을 이수한 학생만 해당 지역 내 의대에 지원할 수 있도록 한 전형입니다.
보통 수도권 학생들이 지원하지 못하기 때문에 지방권 의대의 지역인재전형 경쟁률은 수도권보다 훨씬 낮습니다.
2024학년도 입시에서 지방권 27개 의대의 수시전형 중 지역인재전형 경쟁률은 10.5대 1로, 전국단위 선발전형(29.5대 1)의 3분의 1 수준에 그쳤습니다.
반면에 서울권(9개) 의대의 경우 수시 평균 경쟁률은 47.5대 1, 경인권(3개) 의대는 무려 132.8대 1을 기록했습니다.
지역인재전형은 경쟁률이 낮은 만큼 합격선도 낮습니다.
종로학원이 지방권 27개 의대의 2023학년도 수시모집 최종 합격생의 백분위 70% 컷을 분석한 결과 지방권 의대의 지역인재전형 최저 합격선은 '학생부교과전형' 기준으로 1.51등급이었습니다.
이는 서울권(1.18등급)보다 상당폭 낮은 수준입니다.
↑ 의과대학 앞 / 사진=연합뉴스 |
이에 의대 진학을 위해 '지방 유학'을 떠나는 학생과 학부모가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지방권 대학의 지역인재전형이 의대 합격에서 유리한 구도가 형성되고 있다"며 "지역인재전형을 노리고 중학교 때부터 지역으로 이동하는 학생이 발생할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실제로 순천향대 의대와 단국대 의대가 있는 충남 천안의 경우 서울에서 내려온 '지방 유학생'이 상당히 있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천안에 사는 한 학부모는 "지역인재전형이 의대 진학에서 유리하다는 것을 알고 내려온 학생과 학부모들로 인해
임 대표는 "서울에서 지방으로 내려오는 학생이나 지방 학생들을 겨냥한 '지역인재 의대 전문학원'이 곧 나올 것 같다"며 "특히 충청·세종권은 수도권에서 근접하고 인프라도 좋아 호재로 작동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박혜민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floshmlu@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