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준연동형 선거제를 도입한 본래 취지와는 상관없이 위성정당 창당에 속도를 내면서 지난 총선과 똑같은 상황이 재연될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지난 총선에선 수십 개의 위성정당이 난립하며 비례투표용지가 48cm나 됐는데 이번에도 투표용지가 짧을 것 같진 않습니다.
김지영 기자입니다.
【 기자 】
▶ 인터뷰 : 황교안 / 미래통합당 대표(2020년 4월 2일)
- "40여 개의 정당이 쭉 나열돼 있어요. 이런 정당 중에 어디를 뽑아야 할지 헷갈리게 돼 버렸습니다. 완전히 선거가 코미디가 돼 버렸어요."
여야 모두 비례 의석을 차지하기 위한 위성정당 창당을 본격화하면서 4년 전 21대 총선과 똑같은 상황이 이번에도 재연될 전망입니다.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로 위성정당이 우후죽순 생기면서 지난 총선 당시 투표용지에는 직전 총선보다 14개 많은 35개 정당이 표기됐고 투표용지는 15cm 길어진 48.1cm였습니다.
투표지 분류기로 처리할 수 있는 정당 수 24개를 훌쩍 넘으면서 일일이 손으로 개표를 하다 보니 개표 시간도 10시간을 넘겼습니다.
▶ 스탠딩 : 김지영 / 기자
- "이렇게 시간과 수고를 들이지만 위성정당이 결국 거대 양당에 통합되는 탓에 군소 정당 확대라는 준연동형 비례대표제의 본래 취지가 퇴색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실제 지난 총선에서 여야의 위성정당은 70%에 가까운 비례 의석을 가져갔고 2~3개월 뒤 거대 양당과 합당했습니다."
선관위는 지난 총선 사례를 고려해 최근 34개 정당까지 분류할 수 있는 신형 투표지 분류기를 도입했습니다.
하지만 현재 선관위에 등록된 정당 수만 50곳으로, 이번에도 위성정당이 난립한다면 개표 지연은 불가피할 것이란 관측입니다.
MBN뉴스 김지영입니다. [gutjy@mbn.co.kr]
영상취재 : 라웅비 기자
영상편집 : 박찬규
그래픽 : 정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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