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은 여전히 사회적 낙인으로 작용
↑ 사진=연합뉴스 |
통일부가 오늘(6일) 공개한 '북한 경제·사회 실태 보고서'에 실린 탈북민 심층면접 결과에 따르면, 북한에서 여성의 장마당 참여가 증가하고 가정 내 지위는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016~2020년 북한을 떠난 탈북민들은 '시장 활동이 가정 내 여성 지위에 미친 영향'에 관해 30%가 남편과 위상이 동등해졌거나 남편보다 높아졌다고 응답했고, 45.9%는 위상이 다소 높아졌다고 답했습니다.
통일부는 이렇게 북한 가정 내 남녀평등 정도가 상당 부분 개선됐지만, 김정은 정권 들어 여성에게 '전통적 여성상'을 되레 강조해 사회 전반의 남녀평등은 요원하다고 분석했습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여성들이 자녀들을 사회주의 교육 교양으로 키워내고 고상한 문화 도덕적 풍모를 지켜야 한다고 강조하는가 하면, 일상에서 여성들이 '조선옷'을 착용하라고 독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 2021년 3월 여성의 날 공연 관람하며 춤추는 북한 여성들. / 사진=연합뉴스 |
2018년 탈북한 A씨는 여성을 주로 겨냥해 복장 단속도 이뤄진다고 말했습니다.
A씨는 "청바지 같은 거 바짝 붙은 거 입고 다니면 옷태 단속에 걸려 벌금 물고 그래요. 바지를 찢거나 자르기도 하고요. 내가 단속에 걸렸잖아요. 여성들이 대체로 많이 걸려요"라고 증언했습니다.
통일부는 보고서에서 "여성에게 조선옷 착용을 강조하는 것 등은 전통적인 여성상으로 회귀를 위한 조처"라며 "종합시장에서 경제활동에 나선 여성들이 현대적이고 적극적인 행동을 수행하는 경향을 북한 당국이 경계하는 것"이라고 해석했습니다.
한편 북한 사회와 가정의 변화로 이혼이 늘었는데, 여전히 이혼은 강한 사회적 낙인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보였습니다.
북한 당국은 이혼을 자본주의 사회의 병폐로 간주하며, 단순히 가정의 문제가 아닌 사회주의 체제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당·정·군의 엘리트 집단은 이혼하면 건설 현장으로 좌천되는 등 인사상 불이익을 당한다고 탈북민들은 증언했습니다.
또 이혼한 부모의 자녀들도 불이익을 당하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이혼하면 대학 진학 때 김일성대학을 못 가고 김책공대 이런 곳에 가야 한다"(2019년 탈북 B 씨), "엄마가 이혼한 여자애에게 좋은 (혼사) 자리가 났는데 엄마가 이혼했다고 혼사 길이 막혔다(2019년 탈북 C 씨)" 등 비교적 최근 탈북자들이
통일부는 보고서에서 "북한에서 이혼이 사회 문화적으로 여전히 부정적으로 인식될 뿐더러 특히 여성의 이혼은 남성보다 더욱 부정적으로 받아 들여진다"고 설명했습니다.
전체 응답자에서 남자 15.2%와 여자 28.7%가 이혼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박혜민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floshmlu@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