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 피싱 범죄를 잡은 경찰이나 검찰 소식은 여러 번 전해드렸던 것 같은데요.
소방관이라면 얘기가 조금 달라질 것 같습니다.
심지어 피싱범의 수거책에게 커피까지 타주는 기지를 발휘하면서 하마트면 날아갈 뻔한 어르신의 돈을 지켰습니다.
강진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경남 양산의 한 소방서 안으로 파란색 트럭이 들어옵니다.
차에서 내린 70대 남성, 다짜고짜 소방관에게 전화를 받아보라며 휴대폰을 넘깁니다.
소방관이 신분을 밝히자 곧바로 끊기는 전화, 보이스 피싱을 직감했습니다.
▶ 인터뷰 : 표정현 / 출동 소방관
- "아침에 금감원에서 전화를 받았는데 통장에서 1억 6천만 원이 빠졌으니 이를 무마하려면 현금 1천만 원이 필요하다고…"
이미 노인은 피싱범의 지시대로 현금 1천만 원을 인출해 수거책을 만난 상태였지만, 얘기를 할수록 낌새가 점점 이상했습니다.
노인은 파출소를 찾았지만 하필 비어 있었고, 급한 마음에 옆에 있던 소방서로 향했던 겁니다.
소방관들은 할아버지와 함께 다시 만난 수거책에게 잠깐이면 된다며 소방서로 안내한 다음 경찰이 올 때까지 시간을 벌었습니다.
▶ 인터뷰 : 정인호 / 출동 소방관
- "계속 보호조치를 할 수 없어서 커피 한잔 타드리면서 그냥 외부인이 온 것처럼 안심시키면서 기다리도록 유도했습니다."
소방관의 관심과 기지 덕분에 노인은 돈을 지켰습니다.
▶ 인터뷰 : 피해자
- "소방서에서 나 몰라라 했다면 수거책을 못 잡았을 텐데 내 이야기를 잘 들어줘서 너무 고맙습니다."
경찰은 소방관 4명에게 감사장 수여를 검토하고 있습니다.
MBN뉴스 강진우입니다.
영상취재: 진은석 기자
영상편집: 최형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