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조팀 우종환 기자와 더 자세한 얘기 해보겠습니다.
【 질문 1 】
내용이 복잡합니다. 일단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합병이 경영승계와 무슨 관련이 있는 거죠?
【 기자 】
2015년 합병 당시 이재용 회장은 제일모직 최대주주였습니다.
반면 그룹의 핵심 기업인 삼성전자 지분은 적었습니다.
삼성전자 주식을 많이 보유한 게 삼성물산이었는데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을 합병해서 '삼성전자 지배권'을 확보하려 했다는 게 불법승계 의혹의 시작이었습니다.
【 질문 2 】
그런데 법원은 불법 승계가 아니라고 본 거죠?
【 기자 】
삼성전자 지배권 강화를 통한 승계 목적이 맞다 해도 불법은 아니다, 이게 법원 판단입니다.
검찰은 삼성물산의 의사와 상관없이 이 회장과 미래전략실의 일방적 합병 추진으로 당시 삼성물산 주주들이 손해를 봤다고 주장했습니다.
반면, 법원은 삼성물산의 의사도 반영됐고, 경영권 안정화로 물산 주주들이 얻은 이익도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무엇보다 이런 합병 과정에 이 회장이 직접 개입한 증거도 없다고 봤습니다.
【 질문 3 】
이번 재판의 시발점이 된 게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회계 조작 의혹이죠. 어떻게 연결이 되는 거죠?
【 기자 】
제일모직이 지분을 가진 회사로 의약품 회사인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있었습니다.
로직스가 지배하는 회사 중에는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있었는데요, 모직-물산 합병과 같은 해 로직스는 갑자기 '에피스에 대한 지배력이 없어졌다'며 회계처리방식을 바꿨습니다.
그 결과 신제품 특수 같은 게 있었던 것도 아닌 회계처리만으로 로직스가 5조 원, 지분을 가진 제일모직은 3조 원 순이익이 장부에 기록됐습니다.
합병 과정에서 제일모직 과대평가 논란이 불거지자 이를 잠재우려고 모직 가치가 높았다고 보이게 만들려고 회계조작이라는 게 검찰 주장이었습니다.
【 질문 4 】
법원은 이것도 문제가 아니라 본 거죠?
【 기자 】
네 실제 지배관계가 바뀐 게 맞기 때문에 "회계법인들이 올바른 회계처리를 찾은 것"이고 "분식회계 고의도 없었다"는 게 법원 판단입니다.
【 질문 5 】
그럼 이재용 회장 사법리스크는 해소됐다고 봐도 될까요?
【 기자 】
재판에 4년 가까운 시간이 걸리긴 했지만 이제 1심 판결이 나와서 끝은 아닙니다.
조금 전 검찰은 판결을 면밀히 검토해 항소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는데요.
검찰이 항소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2심, 나아가 대법원까지 이어질 가능성도 큽니다.
다만, 1심에서 일부도 아닌 전부 무죄 판단을 받은 만큼 이 회장 측은 다소 유리한 위치에서 2심 재판을 받게 될 수 있게 됐습니다.
특히 100번 가까이 출석한 1심 재판에서 많은 쟁점을 다툰 만큼 2심 재판 출석 부담은 줄어들 거란 전망도 나옵니다.
【 앵커멘트 】
네, 법조팀 우종환 기자였습니다. [woo.jonghwan@mbn.co.kr]
영상편집 : 이범성
그래픽 : 이새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