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의료사고 형사 기소 면제 추진에 특혜 논란

의료사고 입증하는 환자 부담 늘었다…환자 안전 '후순위' 우려

↑ 기사와 직접적 관련 없음. / 사진=연합뉴스

정부가 의료사고 발생 시 의사의 형사 기소를 면제하는 등 '의료인 사법리스크 줄이기'에 나섰습니다. 이에 환자와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특혜 논란'이 거세질 전망입니다.

정부가 오늘(1일) 공개한 '필수의료 정책패키지'에 따르면 모든 의료인의 보험·공제 가입을 전제로 의료사고에 대한 형사처벌 특례가 적용될 방침입니다.

의사의 의료사고로 발생하는 업무상과실치사상죄에 대해 종합보험이나 공제보험 강비을 전제로 공소제기를 제한하는 '의료사고처리특례법'을 제정하는 게 주된 내용입니다. 특례법이 제정되면 피해자의 의사에 반해 공소를 제기할 수 없게 하는 반의사 불벌죄로 처리됩니다.

공소 제기가 제한되는 대상에 사망 의료사고를 포함할지, 미용·성형 의료사고를 제외할지 등은 추후 논의할 예정입니다.

또 수사 절차를 대폭 개선하기로 했습니다. 의사에 대한 불필요한 소환 조사를 자제하고, 중과실 없는 응급의료사고에 대해서는 형을 감면하는 방안도 적극적으로 고려합니다.

이번 특례법 제정은 의료계에서 강력하게 주장해온 내용입니다. 그간 의사단체 등은 현장에서 불가항력적으로 발생하는 의료사고의 법적 책임을 의사에게 전가한 탓에 필수의료 기피 현상이 심해졌다며, 의도치 않은 의료사고가 발생했을 때 형사처벌을 하지 않는 내용이 담긴 특례법을 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해당 특례법 제정에 대한 환자나 시민단체의 반발도 큽니다. 제정 취지는 동의하지만, 일방적으로 의사들의 요구만 반영했다는 것입니다. 환자 안전이 '후순위'로 밀렸다는 지적도 제기됩니다.

특히 의료사고를 입증하는 책임이 환자에게 있는 현 상황에서, 특례법 제정이 환자의 부담을 가중시키고 구제를 더 어렵게 만들었다는 비판도 나옵니다. 환자단체는 의사의 형사처벌을 면제하는 특례법과 함께 의료사고 증명책임을 의사에게 전환하는 규정과 책임보험, 종합보험 의무 가입이 함께 논의되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일부 일선 의사 사이에서도 만족할 수준이 아니라는 반응이 나옵니다.

한 산부인과 의사는 "형사처벌 특례가 적용되려면 종합보험이나 공제조합에 가입해야 하고, 그마저도 적용되지 않는 일부 조건이 있지 않으냐"며 "정부의 지원은 하나도 없이 의사들이 내는 보험료 가지고 피해 보상을 하겠다는 건데 이게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꼬집었습니다.

[김혜균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kimcatfish@naver.com]